진양곤 HLB그룹 회장.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
[대전=뉴시스] 김경택 기자 = "다시 한 번 실망을 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주주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게 최고 경영자인 저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다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기어이 꽃을 피워내겠습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 (사진)은 31일 오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이 불발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회사 측은 FDA의 지적 사항이 무엇이었는지 빠르게 확인한 후 보완 서류를 제출해 신약 승인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리보세라닙 FDA 승인 불발 속 정기주총…주주 200여명 참석
HLB는 31일 오전 대전 컨벤션센터 제1전시장 컨퍼런스홀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HLB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사내이사로, 양충모 전북대 교수 겸 보험연구원 자문위원이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됐다.약 2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한 이날 정기주총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 오전 9시에 개회해 약 10여분 만에 끝났다. 특히 이번 주총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FDA 승인 여부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앞서 HLB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에 대한 간암신약에 대해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바 있다.
진양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매년 쓴소리도 했지만 결국 한결 같이 응원해준 주주들과 이번에야 말로 기쁨을 함께 나누는 주주총회가 될 것이라 믿었는데 다시 한 번 실망을 드렸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이라면서 "임직원들 모두는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이 모든 게 결국 최고 경영자인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오는 2030년 간암을 비롯해, 선낭암, 담관암 등 많은 항암제를 보유한 빅파마가 되는 로드맵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신약 승인이 불발되면서 스케줄이 지연된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무슨 말로도 주주들께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HLB 제40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
"CMC 관련 CRL 수령 후 89%가 결국 승인…빠르게 재허가 추진"
HLB그룹 측은 예년과 같이 주총을 마친 직후 IR설명회 및 주주 간담회를 진행했다. IR을 맡은 장진우 HLB 기업가치팀 부사장은 "CMC(화학·제조·품질관리)는 CRL 이슈 중 승인율이 가장 높은 이슈"라며 "CRL을 받은 기업들 가운데 74%가 결국 승인을 받았고, 그중에서도 CMC CRL 관련 승인율은 89%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실제 FDA에 신약 허가 신청서(NDA)를 신청한 신약 가운데 25% 가량이 CRL을 받고 있다. 임상 결함 등 약효 관련 CRL을 받을 경우 최종 승인율은 24% 불과하지만 CMC 관련 CRL을 받았을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승인을 받고 있다는 게 장 부사장의 설명이다.
장 부사장은 "평균 CRL 수령 후 재 승인까지의 소요기간은 100~224일"이라며 "CRL이 약효 문제라면 크리티컬하지만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은 약효에 문제가 없고 제조 문제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해결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리보캄렐의 재허가 신청 이후 클래스1(Class 1)로 정해지면 오는 7월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클래스2(Class 2)로 정해지면 늦어도 11월 말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라면서 "타 신약 등 앞선 사례를 봤을 때 HLB 역시 빠르게 대응하면 FDA 승인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BMS의 옵티보·여보이 병용요법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간암 1차 치료제로서의 옵티보·여보이의 병용요법의 mOS(전체생존기간 중앙값)는 23.7개월로 리보캄렐의 23.8개월과 큰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 한용해 HLB그룹 CTO는 "옵디보+여보이는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조합이기 때문에 면역을 지나치게 올리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면역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경감시키지만 이로 인해 다소 약효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CTO는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조합인 리보캄렐과 근본이 다르기 때문에 맞비교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특히 리보캄렐이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보다 초반 1년 간 생존율이 더 뛰어나고 간암 환자의 주 연령층인 65세 이상 환자에게 효과가 높았다는 점 등도 경쟁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 (사진=HLB그룹) *재판매 및 DB 금지 |
진 회장, 주주들과 '끝장 질의응답'…"끝내 성원에 보답할 것"
이어진 주주 간담회에서는 진양곤 회장은 주주들과 '끝장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진 회장은 최근 FDA 허가 불발과 관련해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주주들의 질문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성실히 답변했다.FDA 재심사 신청 이후 클래스1 지정을 낙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진 회장은 "이번 1~2차 CMC CRL 관련 FDA가 항서제약 제조공정 라인에 대한 멸균·살균 문제를 지적했는데, 언뜻보면 굉장히 큰 문제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앞서 1차 CRL 수령 당시 FDA는 항서제약 제조공정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좀더 세심히 살폈으면 좋겠다 정도의 뉘앙스였으며 항서제약은 여러 공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조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DA로부터 포스트 액션 레터(PAL)를 받으면 지적한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진 회장은 설명했다. 항서제약은 이번 2차 CRL 수령 다음날 FDA에 구체적인 보완 사항 등을 확인하기 위한 PAL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FDA의 답변이 이번주 주말께 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항서제약의 동의를 얻을 경우 관련 내용을 시장에 곧바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차 CRL 수령 이후 항서제약은 우리에게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는 입장만 밝혀왔지만, 올해는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받은 내용을 바로 공유했다"며 "PAL의 경우 항서제약이 우리에게 공유할지 말지는 그들의 의사이겠지만 항서제약이 공개한다면 우리 역시 항서제약에 허락을 받고 시장에 내용을 곧바로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약 승인을 앞두고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데 대해서는 "간암 신약 허가에 대해 거의 내부적으로 확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판단"이라면서 "끝내 성과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 매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신약 승인 나기 전까지는 단 한 주도 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진 회장은 "신약 승인 이후 코스피 이전도 예정대로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신약 승인 이후 코스피 이전 가능한지, 결격 사유는 없는지 한국거래소의 양적·질적 심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양적 기준으로는 부합하더라도 질적 심사는 거래소의 판단을 맡겨야 할 부분으로 우리가 잘 설득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끝으로 "회사가 결국 성공한다면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었다 뒤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회사를 성원해주는 주주들과 우리는 서사를 함께하고 있다고 느낀다. HLB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언더독으로, 우리가 해내는 것을 주주들께 보여줌으로써 성원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만들어내기 위해 온 임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더 분발해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 다시 한 번 신약 성공이 지연된 데 대해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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