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이 답보 상태인 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내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2차 관세’(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발표를 사흘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외교적 목적 달성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도 관세로 압박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전 종전 합의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만약 그게 러시아 잘못이라고 내가 생각한다면 나는 러시아에서 나오는 모든 원유에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언제라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25~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신이 러시아에서 원유를 구매한다면 미국에 어떤 것도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수립을 주장한 데 대해선 “매우 화가 났다”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러시아에 대해 직접적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핵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도 ‘폭격’과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지난주에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나 가스를 구매하는 모든 나라에 25% 관세를 매기는 세컨더리 관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중·러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새로운 관세에 기반한 징벌 조치를 제대로 실행할 역량이 있는지를 두고 통상 및 제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제3국에 압력을 가할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관세전쟁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관세를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표적 무역적자국 ‘더티 15’ 위주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국가들을 지목해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무역은 물론 군사적으로 미국에 어떻게 했는지를 본다면 나는 누구도 우리를 공정하거나 좋게 대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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