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野 재판관 임기연장 추진에…법조계 "입법 오남용"Vs"비상수단"

0
댓글2
野, 헌재 재판관 임기연장법 법사위 상정 추진
법조계 "정치적 꼼수 Vs 위헌 시비 난센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임기연장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헌법학자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재판관 임기 연장법을 추진하는 것은 ‘입법 폭주’라는 지적과 초헌법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비상 수단’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오는 4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이 재판관이 퇴임할 경우 헌재는 다시 ‘6인 체제’가 돼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데일리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1일 법조계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법’을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헌법 제111조 제2항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총 9인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112조 제1항은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헌법재판소법 7조에 따라 재판관은 연임할 수 있고 정년은 70세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 추진 법안이 통과되면 내달 18일 임기를 마치는 진보 성향의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기 연장이 당장 적용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될 경우 임기 종료 이후에도 8인의 재판관이 심리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아울러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여야 합의 불발’을 이유로 임명을 거부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자동 취임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또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도 법사위에 함께 상정할 방침이다. 한 대행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을 지명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巨野 행보에 법조계 평가도 극단으로 나뉘어

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법조계 평가는 극과 극이다. 입법 오남용을 지적하는 측에서는 법안 추진 시기를 두고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한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감사원장, 방송통신위원장, 검사 직무 정지를 장기화하기 위해 헌재 6인 체제로 개점 휴업 상태를 만들어둘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재판관 임기 연장을 추진한다는 게 우습다”며 “민주당식 정치 행보는 스스로의 패착으로 주권자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과거에도 같은 법안이 발의됐고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법률안 거부권에 걸렸기 때문에 특별하게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지금 시기 특정인을 겨냥해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의도가 뻔하기 때문에 이해충돌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다수당 지위 내지 권한을 오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헌재법 개정안은 앞서 국회사무처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사무처 법제사법위원회는 2012년 7월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춘석 의원이 낸 헌재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에서 보장한 임기 규정(6년)에 위배되고 임기 제도의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당시 헌재는 2011년 7월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 퇴임 후 후임자 공석으로 14개월간 ‘8인 체제’로 운영됐었다.

반면 민주당의 법안 추진은 입법권을 쥔 의회의 최소한의 방어 전략이란 지적도 있다. 헌재가 여권의 압박 속에서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기일을 잡지 못하는 가운데 야권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취지에서다.

이헌환 아주대 법전원 교수는 “헌재법 규정에 임기를 명시하고 있지만 임기를 연장하는 부분에 있어 아무런 언급이 없는 만큼 임기 연장이 안될 경우 헌재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의회가 고민한 것”이라며 “헌재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초헌법적 상황에 대응하는 비상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전원 교수는 “헌법 113조에 따라 헌재 조직과 운영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헌재 기능 마비 상태를 방지하기 위한 소극적 규정”이라며 “위헌을 따지자면 한 대행이 재판관 3인을 미임명한 것이 더 큰 위헌으로, 헌재의 위헌 판단에도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상황에 재판관 임기 6개월을 연장하는 작은 문제에서 위헌 시비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김정재(뒤쪽 왼쪽부터),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앞쪽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한편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 이후 평의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쟁점들에 대한 검토는 일정 부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평의가 종료되면 재판관들은 평결에 들어간다. 각자 인용, 기각, 각하 의견을 밝히고 의견 분포에 따라 주문을 도출하는 협의 방식이다.

평결이 원활하게 이뤄져 결론이 나오면 헌재는 선고기일을 정해 양쪽 당사자에 통지한다. 선고일 발표 후 선고를 준비하는 데는 통상 2~3일이 걸린다. 다음 달 2일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르면 오는 3~4일 선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일부 재판관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거나 재판관 의견이 팽팽히 엇갈려 어느 쪽도 선택하기 어렵게 되면 평의가 지속될 수 있다. 이 경우 4월 11일 또는 그 이후로 선고가 밀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내달 18일 퇴임하는 만큼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그 전에 나올 것이란 시각도 있다.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재판관이 6인만 남게 돼 사실상 헌재의 기능이 마비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전체 댓글 보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MBC헌재 주변 '진공화'‥경찰, 을호비상 발령
  • 매일경제‘父 장제원’ 상주 완장 찬 노엘…“잘 보내드리겠다” 눈물
  • 파이낸셜뉴스'유퀴즈' 정신과 의사, 故장제원 사망에 의미심장 글 공유 "면죄부…안돼"
  • 뉴시스"초고령사회, 국가건강검진 항목 늘려야"…성인 47% '찬성'
  • 세계일보‘선거법 위반’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무효형 확정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