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시즌 개막 시리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0.167에서 0.300으로 올랐다. 시즌 출루율은 0.417, 시즌 장타율은 0.400으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샌프란시스코도 적지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하고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정후는 28일 신시내티와 시즌 개막전에서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볼넷 2개를 고르며 선구안을 뽐냈다. 볼넷 중 하나는 팀의 역전 시발점이 되는 귀중한 출루였다. 이어 30일 신시내티전에서는 시즌 첫 안타를 뽑아내면서 타점까지 기록했다. 이어 31일에는 시즌 첫 멀티히트 경기로 타율을 끌어올렸다. 첫 장타도 이날 나왔다.
신시내티는 이날 베테랑 우완 닉 마르티네스가 선발로 등판했다. 4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이정후도 1회 첫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마르티네스의 변화구를 잘 참아 2B-2S가 된 상황에서 5구째 바깥쪽 높은 쪽 커터에 타격 시동이 걸렸으나 아쉽게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마르티네스의 5구째 체인지업이 덜 떨어지자 방망이를 냈으나 힘 없는 1루 땅볼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는 0-0으로 맞선 5회 헬리엇 라모스가 좌월 솔로홈런을 쳐 0의 균형을 깨고 앞서 나갔다. 여기에 6회에는 3점을 보태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이정후도 한 몫을 거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0으로 앞선 6회 선두 타자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다만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윌리 아다메스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이정후의 몫이 굉장히 중요했다. 여기서 이정후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2사 2루에서 초구 볼을 골라낸 이정후는 1B-1S에서 맞이한 3구째 커터가 가운데 들어오자 벼락 같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미 1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던 그 코스였는데 이정후는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이정후의 타구는 좌측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2루 주자가 홈을 밟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 타구였고, 이정후도 여유 있게 2루까지 들어갔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추가점이자, 또 추가점을 내는 시발점이었다. 이정후가 기회를 살려 타석에 들어선 맷 채프먼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정적인 투런포를 터뜨리며 4-0으로 앞서 나갔다. 2사 후 이정후가 기회를 이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잘 던지던 선발 로비 레이가 6회 들어 흔들리며 3점을 내줬지만 불펜을 동원해 동점까지는 허락하지 않고 잘 넘겼다. 그리고 8회 2점을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역시 이정후가 중간에 끼어 있었다.
4-3으로 1점 살얼음 리드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는 8회 선두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상대 송구 실책으로 살아 나갔다.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고, 도루로 1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윌리 아다메스가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보탰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면 뭔가 불완전한 느낌이었지만 이정후가 불씨를 살렸다. 이정후는 신시내티 좌완인 타일러 로저스를 상대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로저스는 좌타자에게는 굉장히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정후도 2S에 몰렸다. 하지만 3구째 싱커는 콘택트를 해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코스가 절묘했다. 투수와 2루수 사이로 공이 흘렀다.
이정후는 전력으로 뛰어갔다. 일찌감치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결국 신시내티는 이정후가 먼저 1루에 들어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시즌 첫 멀티히트가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정후가 출루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8회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맷 채프먼이 볼넷을 골라 이정후가 2루에 갔고, 헬리엇 라모스가 좌전 적시타를 치며 이정후가 홈을 밟았다. 남은 두 이닝을 고려했을 때 2점 차냐, 3점 차냐는 불펜에 걸리는 부담 자체가 다르다. 이정후가 그 차이를 만드는 데 선봉장 몫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수비를 잘 막은 뒤, 9회 마무리 카밀로 도발이 마운드에 올라 완벽하게 추격을 틀어막고 승리를 확정했다. 위닝시리즈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를 3번에 배치한 것이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리드오프로 나섰던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순을 바꿨다. 1번으로도 나갈 수 있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3번이 주 타순이었다. 지난해 출루율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1번으로 두고,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강타자 윌리 아다메스를 2번으로 뒀다. 출루율의 1번, 장타율의 2번을 앞에 두고 주자가 있을 때 이정후의 콘택트를 통한 안타로 타점 생산을 기대했다. 이정후가 나가면 그 뒤에는 또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인 맷 채프먼이 있었다.
이는 대성공이다. 이정후가 안타와 2루타로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시리즈에서 증명했다. 이정후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4~5번 타자들의 생산력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래나 저래나 이정후가 팀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로비 레이는 5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3실점으로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정후 외에도 라모스가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테이블세터의 출루는 좋지 않았지만, 이정후가 3번 타순에서 살아 나가면서 중심 타자들이 덩달아 힘을 냈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부터 휴스턴 원정을 떠나고, 이 시리즈가 끝나면 홈 개막 시리즈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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