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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자, 이젠 진짜 상팔자”...49재까지 치러주는 반려족, 사찰 웃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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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찰 펫시장 진출
봉선사·월정사·덕원사 등
전용 법당·템플스테이도
화장이 불교 교리에 맞아


매일경제

지난해 9월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에서 열린 반려견과 함께 하는 걷기명상. <봉선사>


“스님, 우리 00이가 얼마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49재를 지내고 싶은데 도와주세요. 꼭 좋은 곳으로 보내고 싶어요.”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주지인 호산 스님은 반려견 천도재를 지내달라는 신도들의 부탁을 간혹 받고 이를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 역시 사찰에서 백구를 키우는 애견인 입장이라 가족처럼 키우던 반려동물의 죽음이 얼마나 큰 상실감을 안겨줄 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봉선사를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사찰로 개방한 데 이어 올해 준공 예정인 3층 건물인 전법회관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템플스테이 법당과 장례, 추모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 작년 10월엔 처음으로 반려견과 함께 하는 선명상 축제도 열었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불교계가 적극 펫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강아지들과 함께 하는 ‘댕플스테이’를 여는가 하면 장례 서비스와 납골묘 시장 진출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님오신날 봉축등에도 수년 전부터 반려동물 이름이 가족 중 한명으로 올라오고 있다.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 있는 충정사 역시 1층 법당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전용공간으로 공사 중이다.

이처럼 조계종 사찰들이 반려동물을 적극 수용하는 데는 시대의 흐름이자 다른 종교에 비해 교리 측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개나 고양이 등의 평균 수명은 10~15년으로 짧기에 자식처럼 키우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게 되면 반려인의 상실감과 우울증이 상당하다.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자현스님은 “49재나 천도재는 죽은 대상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산 사람이 할만큼 했다는 자기 위안과 행복을 위한 측면도 있다”면서 “불교적으로 동물과 인간은 형상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자현스님은 지난해 9월 강원도 월정사에서 조상과 영유아 사망·낙태 영가, 반려동물 천도재를 합동으로 지냈다. 2만 영가를 천도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매년 9월마다 3개의 단을 조성해 천도재를 지낼 예정이다. 스님은 “개와 겸상할 수는 없다”며 “개는 개끼리 단을 나눠서 지낸다”고 밝혔다.

부산 대원각사, 울산 덕원사 등도 반려동물 합동 천도재를 매년 정례적으로 열고 있다. 원조 격인 강릉 현덕사는 20년 넘게 해마다 동식물 영혼 천도재를 지낸다.

개신교나 천주교가 교리적 측면에서 동물을 화장할 수 없고, 또 천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교는 반려동물에 더 친화적이다. 때문에 불교계가 펫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

지난해 9월 반려동물과 함께 남양주 봉선사 선명상 축제에 참석한 참가자들. <봉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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