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 의장 집무실에서 만나 전날 정부가 제안한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에는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동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
양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순서를 정할 때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권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 모두 상대방에게 먼저 발언할 것을 요구했고, 우 의장이 “이거(순서 정하기)부터 이렇게 팽팽하다”며 박 원내대표에게 ‘선공권’을 줬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권 원내대표, 우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공동취재사진 |
박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들은 권 원내대표는 이후 자신의 발언 순서가 되자 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라는 석 자를 붙이기도 인색한 민주당을 보면서 상대 당에 대한 존중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윤석열, 윤석열 얘기하는 것이 듣기가 아주 거북했다”고 지적했다.
양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회동을 비공개로 전환하려는 순간 박 원내대표가 “다음번 모두발언은 권 원내대표가 꼭 먼저 하라”며 불만을 표했고, 이어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내란범을 옹호하는 건 사과해야 한다”며 갑작스레 언성을 높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권 원내대표가 “뭐가 내란범이냐”며 맞받아쳤고,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침탈한 사람을 옹호하는 부분에 대해 권 원내대표가 사과를 먼저 해야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이야기 하냐”며 고성을 이어갔다.
결국 우 의장이 “조용히 하세요. 그만 하세요!”라며 둘 사이를 중재한 뒤 회동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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