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민간업자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4회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앞서 2차례 과태료를 부과했는데도 이 대표가 출석하지 않자 오는 4월 7일을 출석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또다시 불출석하면 강제로 부르는 조치까지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 조형우)는 31일 오전 10시께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1심 공판을 진행했으나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15분 만에 종료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 증인신문 일정을 3월 21일·24일·28일·31일, 4월 7일·14일 등 총 6차례로 예정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까지 총 4회 예정된 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이 대표를 감치(監置) 해야 한다며 구인영장 발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151조 2항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해 과태료 처분을 받고도 다시 출석하지 않을 때는 7일 이내 감치에 처할 수 있다. 감치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도소, 구치소 등에 가두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불출석 증인에 대해 별도 감치 심문기일을 열고 결과에 따라 감치를 집행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구인영장’ 발부도 가능하다.
검찰은 “우리 법은 모든 국민에게 증언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증인이 변호사인데도 재판부, 다수 검사와 변호인, 피고인들까지 헛걸음하게 하고 있다”며 “형사소송법은 감치 상태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하도록 하고, 감치 재판을 위해 (증인을) 소환하도록 한다. 구인 절차를 밟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의 불출석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방어권 행사를 방해한다며 비판했다. 검찰은 “이재명 증인은 공범으로 기소돼 본인 방어권 행사를 위해 (이 사건) 피고인들을 증인으로 세웠다. 유동규 피고인만 5개월 넘게 증인 신문 중”이라면서 “본인의 방어권은 중요하고 이 재판에서는 나올 수 없다고 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 재판 등 여러 재판 진행으로 의정 활동 지장 ▷대장동 사건 관련 뇌물죄 불기소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관계 부재 ▷이 대표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관련 입장 진술 등을 이유로 기재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직후 현안 처리를 위해 각종 당내 회의 등이 잡혀 있다며 회의 내역 및 소요 시간 등을 기재한 자료도 제출했다.
재판부는 “여전히 증인 신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일단 이 대표 증인 채택을 취소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재판부는 “본인이 뇌물에 연루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사유서에 기재했지만 이 사건은 주로 업무상 배임, 이해충돌 방지법 등에 관한 것”이라며 “본인 재판에서 어느 정도 기억이 환기됐을 것으로 보인다. 뇌물 외에도 대장동 사업 확정이익 결정 과정, 사업 전반에 대한 유동규 (피고인)의 보고 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증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감치’ 결정의 현실성에 대해 우려했다. 국회의원은 헌법 상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가진다. 구인 영장이나 감치 처분을 진행하기 위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4~5월 국회 임시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이 대표 구인 영장이 국회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재판부는 “출석 확보 수단으로 구인, 감치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동의 안건을 부의할지, 동의가 이뤄질지 고민이다. 불확실한 국회 동의를 기다리면서 대기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 증인 신문 절차를 건너뛰고 1심 선고를 강행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재판부는 “지금까지 상당한 증거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피고인들의 주장, 다른 공무원들의 진술 내용으로 파악하게 된다. 정책 결정자의 입장은 본인이 출석하지 않았으니 크게 고려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2021년 문제가 제기된 후 계속해서 수사·기소가 이뤄졌다. 정책 결정자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국민의 의문을 해소해주는 차원에서라도 나오기를 기대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공모해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수천억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부장 이진관)가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