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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부산 관문' 앞길 120년 끊은 철길 덮는다…시민 위한 공간으로

연합뉴스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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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조차장·부산진 CY 지하화 현장…축구장 52개 크기 새 땅 만든다
부산역 조차장 전경[촬영 임성호]

부산역 조차장 전경
[촬영 임성호]


(부산=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28일 부산의 관문인 경부선 부산역 남쪽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산차량사업소 옥상에 올라 내려다보니 빽빽한 그물처럼 놓인 17개의 선로 위에 여객·화물 열차들이 바삐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 열차 조차장에서 부산역을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원도심인 중앙동이, 오른쪽으로는 재개발이 진행 중인 부산항 북항 앞길이 보였다. 폭 100m가량, 길이 약 1㎞에 달하는 이 공간을 건널 길은 고가교 하나뿐이라 도시 한복판이 뚝 끊겨 있는 듯했다.

이어 부산역 북쪽의 옛 부산진역 건물 옥상으로 옮기자 조차장보다 훨씬 넓은 부산진 CY(컨테이너 야적장)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형형색색의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열차가 달리는 선로와 그 옆에 놓인 컨테이너 수백 개가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진역과 부두 사이의 폭 수백m 공간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1908년 부산역이 문을 연 이래 120년간, 1972년 부산진 CY가 준공된 이래 50여년간 도심을 끊어냈던 이들 철길이 2037년까지 '땅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바로 높이 10m가량의 인공 지반, 데크 아래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위에는 상가나 오피스 빌딩, 공원 등 시민을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28일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인 부산진역∼부산역 총 2.8㎞ 구간을 공개했다.


부산 철도 지하화 부지 전경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철도 지하화 부지 전경 사진
[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토부와 부산시가 추진하는 부산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조차장 중 일반 철도 구역을 부전역으로 옮겨 부산역을 고속철도 전용 역으로 만들고, 부산진 CY는 가덕도신공항 근처의 부산신항으로 이전한 뒤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축구장 52개 크기인 약 37만㎡의 부지를 확보하고, 일부 선로는 열차가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남겨 놓은 채 윗부분을 데크로 덮는 것이다. 데크로 덮는 면적만 축구장 9.3개 크기인 6만6천㎡에 달한다.

하치덕 부산시 철도시설과장은 "부산역 인근 지역은 운행 중인 노선을 돌려서 철로를 지하로 넣을 수가 없어 상부를 덮고 데크 양쪽의 부지도 함께 개발하는 것"이라며 "데크 위에는 안전을 위해 지나치게 육중한 구조물보다는 3∼4층 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올리고, 다른 쪽에서 용적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 야드, 프랑스 파리의 리브 고슈, 일본 도쿄 신주쿠의 복합터미널 등 선로 위에 데크를 깔아 도시 재생에 나선 사례들이 다수 있다고 하 과장은 설명했다.

부산역∼부산진역 일대 전체 개발 부지 중 약 3분의 1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어 공원(23.9%), 업무 연구개발(R&D) 용지(16.1%), 도로(14.7%), 공공주택 용지(6%) 등이 새로 생겨나는 도심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하 과장은 "지하화 사업은 오랫동안 단절돼 있던 도심을 이어 주면서 복합 개발을 시행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취지"라며 "이번 선도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구포∼가야 차량기지 구간도 철도 지하화 종합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진 CY 전경(GIF)[촬영 임성호]

부산진 CY 전경(GIF)
[촬영 임성호]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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