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중국으로부터 해외직접구매(해외직구)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온라인쇼핑 무역수지가 막대한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유통시장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가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의 해외 판매액은 1조 7220억 원, 해외 온라인쇼핑의 국내 구매액은 7조 9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의 온라인쇼핑 무역수지는 6조 235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2.3조 흑자→2024년 6.2조 적자…원인은 中 해외직구
중국으로부터의 해외직구가 크게 증가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온라인 쇼핑업체에서 구매한 해외직구 금액은 2019년 6624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조 7772억 원으로 5년 만에 62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 해외직구 금액이 1조 7686억 원에서 1조 6873억 원으로 4.6%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변화다. 이에 따라 대(對)중국 온라인쇼핑 무역수지도 2019년 4조 5222억 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조 7996억 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선 쿠팡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몰락하는 추세인데, 이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쇼핑앱별 월 평균 사용자 수는 △쿠팡 2908만(1위) △11번가 892만(2위) △G마켓 634만(3위) △알리익스프레스 486만(4위) △테무 210만(9위)였지만, 지난 1월에는 △쿠팡 3303만(1위) △알리익스프레스 912만(2위) △테무 823만(3위) △11번가 781만(4위) △G마켓 543만(5위) 등으로 2년 만에 크게 변동됐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800달러인 소액면세 기준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한국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수요는 유지되고 있기에, 중국 업체들이 미국 소비자에 대한 우회 수출 통로로 한국을 활용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서 존재감 키우는 C커머스…영세사업자·대기업 모두 생존 위기
C커머스 업체들도 한국 내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3년 한국에서 사업을 개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2026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를 투자하고 물류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알리는 2027년 이후 최소 1700만 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3년 한국에 진출한 테무와 지난해 상륙한 쉬인도 국내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에 국내 영세사업자들도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통신판매업체는 총 9만 4850개로 집계됐다. 이전 최고치였던 2023년(7만8580개)보다 1년 만에 21% 많아진 수치다. C커머스의 물량공세에 국내 대기업 산하 e커머스 업체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C커머스의 국내 온라인 시장 잠식과 미국에 대한 우회 수출 등의 위험 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제도를 정비해 국내 소비자와 플랫폼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중국의 우회 수출과 투자로 인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소비 트렌드는 낮은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및 브랜드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만큼, 국제 기준 준수 및 높은 기업 투명성 등을 통해 중국 업체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중국 업체들의 미국 수출이 제한될 것인 만큼,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대체자가 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하는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하고 해외직접판매를 확대해 수출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동시에 미국 통관·관세 정책 변화에도 대비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