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코로나19도 아닌데 KBO리그에 무관중 경기가 열리게 생겼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시즌 관중 1000만명을 돌파한 위업에 금이 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스포츠 경기 개최에 가장 기초적인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야간도 아닌, 주간 경기에 두 자매가 개막시리즈 보러 야구장에 왔다가 큰 부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월 1∼3일 창원 NC파크에서 경기장 안전 점검을 진행하기 위해 NC 다이노스-SSG 랜더스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창원 NC파크에서는 지난 29일 NC와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경기 도중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 중 구조물에 직접 얻어 맞은 둘은 사로 자매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구단에 따르면 한 명은 머리를 크게 다쳐 사고 당일인 29일 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명도 부상 정도가 커서 쇄골 골절상을 입었다.
심대한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으나 한 명이 중환자실에 있다고 하니 추후 회복 여부에 따라 KBO리그 신뢰도가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장소에 사람이 다시 몰려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이번에 관중을 덮친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된 외장 마감 자재 '루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 물질이 높은 곳에서 매점으로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NC 구단은 "길이 2.6m 폭 40㎝이며, 조사 중이라 무게까지는 저희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단 길이만 해도 상당하기 때문에 머리를 맞은 관중의 건강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사건 다음 날인 30일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가 NC파크에서 엑스포츠뉴스 등 현지 취재진에 브리핑한 내용에서도 사고의 흔적이 잘 드러난다.
이 대표이사는 "(머리를 다쳐 수술받은 관중이)중환자실에 계시다는 말이 위독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질문에 "아직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어제 구급차로 이송될 때부터 부상 정도가 상당하다고 알고 있다"면서 "현재 수술 후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것까지 전달받았다. (구단은) 불안정한 상황으로 이해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있다"고 했다.
위독하거나 비슷한 의미는 아니지만 수술 뒤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아울러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경찰이나 유관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안전점검은 창원시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3년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에 실시했다"고 했다.
내년에 할 예정이었는데 중간 연도인 올해 사고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야구장 소유가 창원시에 있다보니 야구단 책임만 물을 순 없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시즌을 마치고 5개월 넘게 관중석이 비어 있다가 다시 관중을 받는 만큼 구단과 창원시, 그리고 KBO리그가 개막하기 전 안전 점검을 어떤 식으로든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손님을 새로 받는데 어떻게 시설 점검도 받지 않는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단 NC 구단은 사고 직후 안전점검이 가능한 업체를 찾아 나섰다.
다만 사고 시기가 주말이다보니 바로 구장 안전 점검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이사도 "사건 발생 직후 안전점검이 가능한 업체와 콘택트(접촉)했다. 다만, 주말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며 "바로 진행하길 원했고, 가급적이면 오늘 바로 진행하길 희망했다. 현재 여러 업체와 협의 중이다.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내 진행하도록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29일 오후에 KBO가 4월1~3일 열리는 NC-SSG 맞대결이 무관중 경기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NC-SSG전이 연기가 아닌 무관중 진행으로 결론났기 때문에 리그 일정이 파행으로 번지는 일은 없게 됐다. NC 측도 "사안이 중대하지만 리그 일정에 피해를 끼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SSG를 위해서라도 개막 초반부터 사흘을 쉬는 것은 난센스다.
그런 측면에서 나온 결론이 관중석은 폐쇄하면서 운동장만 쓸 수 있는 무관중 경기인 셈이다.
다만 무관중 경기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지난해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에 불이 붙었고,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도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구름 관중이 몰려드는 긍정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흥행이 폭발하면서 드디어 각 구단 수입이 증대되고 산업화 밑그림이 그려지는 시기에 코로나19 때를 연상하게 하는 무관중 경기가 벌어지는 사건은 NC 구단은 물론이고 KBO리그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곱씹어야 할 점으로 볼 수 있다.
NC파크는 지난 2019년 건설비용 1270억원을 들여 개장했다. 올 시즌 경기당 최대 입장 인원은 1만7913명이다.
올해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 이전에 거액을 써 가장 최신식으로 만들었던 구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1000만 관중에 취하고, 기본을 놓치던 KBO리그가 이번 사건을 쓴 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NC다이노스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