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이름값 편승, 선정적이고 노골적 기사 매도는 '부당'
'단독 남발'이나 함량 미달 기사보다 더 불량하고 악의적
임영웅의 자택(메세나폴리스 펜트하우스)이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청에 의해 일시적으로 압류 조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지방세 고지서를 수령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올해 초 즉시 납부를 완료해 압류가 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물고기뮤직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언론 미디어 기초입문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기자가 선택하고 쓰는 것은 뭐든 기사가 된다'. 물론 이 말엔 전제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자라면 근거 없이 아무거나 막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팩트가 왜곡되지 않으면서 '육하원칙'(5W1H)이란 분명한 사실 전달이 기준입니다. 기자가 자신의 바이라인을 달고 쓰는 기사에는 그만큼 책임과 의무감이 따른다는 얘기입니다.
필자는 연예기자로 잔뼈가 굵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 종이신문 시절부터 지금의 인터넷 미디어까지 30여년 이상 대중문화기자로 한우물을 판 자부심도 있습니다. 매체 환경은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아무거나 막쓰는 일부 기자들의 행태를 보면 부끄럽고 낯뜨거울 때가 많습니다.
인터넷 미디어가 막 활성화된 2000년을 기준으로 2020년까지 지난 20년간 [단독] 보도 기사는 40배가 넘게 급증했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도 모두 단독이 되고 이런 단독 오남용은 결국 '늑대 소년'이 돼, 모든 언론기사의 신뢰도에 먹칠하는 부메랑이 됩니다. 나중엔 진짜 특종 같은 단독 기사마저 무시될 수 있습니다.
임영웅 자택 지방세 체납에 대해 소속사 측은 "임영웅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우편함이 지하나 지상 1층 출입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3층에 위치해 있다보니 일정 기간 동안 우편물을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물고기뮤직 |
◆ 낚시성 어그로 기사 왜곡 남발, 모든 선량한 기사 신뢰도에 먹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유명 대중스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누군가 그 부음소식을 먼저 접하고, 빠르게 [단독]기사로 출고합니다. 통상적인 부고 소식은 단독이나 특종으로 처리하지 않지만, 누구나 다 알고 대중이 깜짝 놀랄 유명인의 사망이라면 가능한 일입니다. 대중에 파급력이 큰 인물인 만큼 관심사도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1보 단독 기사가 나간뒤에도 파생 단독기사가 여럿 등장해 의아하게 합니다. 다른 매체들이 죽은 유명 대중스타와 절친 관계의 다른 동료 연예인들과 전화 통화를 한뒤 '슬프고 애통하다'는 멘트를 달아 [단독]으로 처리합니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최소한의 양심과 룰은 고사하고 이를 컨트롤하는 게이트키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증입니다.
자택 지방세 일시 체납은 단순 행정상 착오로 인한 해프닝이었지만, 일부 낚시성 어그로 기사들은 탈세 등의 엉뚱한 이슈로 부각시켜 선정적 노골적인 기사로 둔갑시켰다. 사진은 메세나폴리스 전경. /더팩트 DB |
◆ 우편물 수령 착오 또는 행정 절차상 발생 가능한 '통상적 해프닝'
아예 작정하고 왜곡하는 기사는 더 큰 문제입니다. 다름아닌 유명 연예인 여론몰이인데요. 최근 가수 임영웅의 자택(메세나폴리스 펜트하우스)이 지방세 미납으로 서울 마포구청에 일시 압류됐다가 해제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소속사는 일정기간 동안 우편물고지서를 제 때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는 우편물 수령 착오나 행정 절차상 더러 발생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매체는 어김없이 선정적이고 노골적인 기사로 매도합니다. '탈세' 같은 엉뚱한 단어도 끌어다 흠집내기에 급급합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보도를 하면 되지만 사실과는 의미가 전혀 다르게 왜곡됐습니다. 이런 낚시성 어그로의 기사들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스타 이름값에 편승해 조회수를 높여보려는 술수인데요. 이는 단독 남발이나 함량 미달 기사보다 더 불량하고 악의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합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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