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은 3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토 히로키가 오른발 중족골 골절 부상을 입었다. 이는 정밀 검진 결과로 확인된 사실이며, 회복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출전이 불가능하며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이라고 알렸다.
이토 히로키는 하루 전인 29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 장크트파울리전에서 후반 13분 라파엘 게헤이루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경기 종료 5분 전, 갑작스럽게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스스로 축구화를 벗으며 교체를 요청했다. 이미 교체 카드가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 뮌헨은 남은 시간을 수적 열세 속에 버텨야 했고, 가까스로 3-2 승리를 지켰다.
막스 에베를 바이에른 뮌헨 단장은 경기 후 “이토의 부상 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그는 오랜 재활 끝에 돌아왔고, 이제 막 정상 궤도에 오르려던 참이었다. 그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그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다시 경기장에서 보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토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1호 영입’ 선수였다.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 29경기를 소화하며 센터백과 풀백을 넘나드는 멀티 자원으로 활약, 뮌헨의 새로운 감독 뱅상 콤파니가 가장 먼저 지목한 영입 대상이었다.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 라인을 구축하거나, 경우에 따라 왼쪽 풀백으로 기용될 수 있는 유연한 전술 옵션이었다.
하지만 부상이 모든 계획을 무너뜨렸다. 프리시즌 첫 경기부터 발에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 이탈했고, 긴 재활 끝에 지난 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셀틱전에서 후반 교체로 뛰었다. 이후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총 8경기(3선발 5교체)에 출전했고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는 듯 했다. 하지만 또 같은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뮌헨에서의 첫 시즌을 ‘불운’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게 됐다.
문제는 이토 히로키 한 명만의 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 수비진 전체가 무너진 상태다. 알폰소 데이비스는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다요 우파메카노 역시 무릎 염증으로 수술대에 오른 상태다. 여기에 이토 히로키까지 시즌을 마감하면서 뮌헨은 사실상 김민재, 다이어, 게헤이루, 스타니시치 외에는 마땅한 수비 자원이 남지 않게 됐다.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 모두에서 우승을 노려야 하는 뮌헨 입장에선 그야말로 비상 사태다.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온전치 않은 상황에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이토 히로키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스쿼드 차원에서 이토 히로키의 부상은 큰 손실이다. 콤파니 감독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토 히로키는 일본 대표팀에도 오랜만에 복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3월 A매치 기간 동안 바레인전과 사우디아라비아전에 모두 풀타임 출전한 뒤 곧바로 뮌헨으로 돌아왔다. 장크트파울리전은 그가 돌아온 이후 첫 경기였다. 그러나 복귀전이 다시 ‘부상 이탈전’으로 바뀌고 말했다.
독일 언론 ‘빌트’는 “이토 히로키는 극도로 불운한 선수다. 같은 부위의 부상이 세 번째 재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그의 상황을 조명했다. 또 다른 매체는 “뮌헨은 이번 시즌 수비에 마가 끼었다. 연쇄 부상으로 인해 우승 경쟁에 치명적인 변수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토는 지난 2021년 일본 J리그에서 슈투트가르트로 임대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데뷔 시즌부터 31경기를 뛰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후 분데스리가 내에서 꽤 안정적인 수비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뮌헨 이적 첫 시즌은 단 8경기로 끝나게 됐다.
지금 뮌헨은 여전히 분데스리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7라운드까지 20승 5무 2패, 승점 65점으로 레버쿠젠(승점 59)을 앞서고 있지만, 수비진의 붕괴는 앞으로의 경기 일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직 100%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김민재에게 과부하가 걸릴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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