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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수억마리 떼죽음" 초비상…미국 식량안보 흔들릴 판

아시아경제 구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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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업계 문제 아닌 식량 안보 문제" 지적
기후 위기 등 가설 제기됐으나 원인 미궁
미국에서 최근 8개월간 꿀벌 수억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29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 외신은 미국 양봉 관련 비영리 단체인 '프로젝트 아피스 엠'(Project Apis M)이 미국 내 양봉업자 7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지난겨울 벌떼 가운데 6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양봉업자가 키우는 꿀벌은 미국 전체의 약 68%로 봉군(蜂群·벌떼) 183만 5000개에 해당한다.

대형 양봉업자인 블레이크 슈크는 "운영하던 양봉장에서 꿀벌 수만마리가 죽었다"며 "이번처럼 꿀벌이 많이 폐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꿀벌이 대규모로 폐사하면 단순히 양봉 업계에 위기가 닥치는 것을 넘어서 농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꿀벌은 꿀을 만드는 일 외에도 과일과 견과류, 채소의 75%를 수분(受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슈크는 꿀벌 폐사가 계속된다면 미국에서 식량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년 꿀벌의 80%를 잃는다면 양봉 산업은 살아남을 수 없고 미국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규모로 수분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이는 단순히 양봉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식량 안보 문제"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꿀벌의 수분을 통해서는 1에이커(4046㎡)당 900~1360kg의 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지만, 꿀벌의 수분이 없으면 1에이커당 90kg만 생산할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 여러 가설이 제기됐지만, 아직 확실하게 규명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와 꿀벌 서식지 감소, 살충제 사용 등이 꿀벌에게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줄리아나 랭글 미국 텍사스주 A&M 대학교 곤충학 교수는 "확실한 답은 아직 없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겨울에만 약 78억마리에 달하는 꿀벌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도내 꿀벌 개체 수가 5년 새 30% 이상 감소했다는 결과를 내놨으며, 경남도는 최근 이상기후와 꿀벌 질병 확산 등으로 꿀벌 개체 수가 평년 수준을 밑돌아 양봉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양봉 업계는 최근 꿀 생산에 필요한 나무의 개화 시기가 불규칙해지고 개화일수까지 줄어들면서 꿀벌의 수명이 짧아졌다고 지적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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