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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은 어디에...지드래곤, 날씨 탓하기엔 처참했던 ‘라이브 대참사’ [솔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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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솔로 콘서트 지드래곤, 설득력 부족했던 라이브


소문난 잔치에 딱히 먹을 건 없었다. 공연 시작을 75분이나 연기시켰던 ‘기상 악화’는 악재라고 하더라도, 이 같은 변수에 임하는 대처방식부터, 참사와도 같았던 라이브 무대는 그동안 쌓아 올린 지드래곤의 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드래곤은 29일과 30일 양일간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8년 만에 단독 콘서트 ‘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지드래곤 2025 월드 투어 위버멘쉬, 이하 ‘위버멘쉬’)가 진행됐다.

‘날씨가 억까?’...야외 공연인데 온데간데없었던 ‘날씨 대비 플랜B’
매일경제

지드래곤은 29일과 30일 양일간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8년 만에 단독 콘서트 ‘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지드래곤 2025 월드 투어 위버멘쉬, 이하 ‘위버멘쉬’)가 진행됐다.


8년 만에 무대 위로 돌아온 지드래곤이지만, 시작도 되기 전부터 삐끗했다.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시작이 당초 저녁 6시 30분에서 공연은 30분 지연된 저녁 7시로 변경됐다는 공지가 전해진 것.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정됐던 7시가 됐지만, 지드래곤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5분이나 지난 시점에서 전광판을 통해 “추운 날씨 속에 공연을 찾아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부득이한 기상 악화로 인해 일부 연출 및 특수효과가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음을 안내 드린다. 관객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니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는 공지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기상 악화로 무대 연출이 제한된다는 공지였지, 그 어디에도 ‘지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영상 2도의 추운 날씨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일부 관객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7시 43분이 되자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오프닝 VCR과 함께 지드래곤이 등장했다. 세 번째 정규 앨범 ‘Übermensch’ 선공개곡 ‘파워’(POWER)와 ‘HOME SWEET HOME’(Feat. 태양, 대성)을 소화한 후 “지드래곤이 돌아왔다”며 “제가 부끄러움이 많다. 힘을 많이 안 주시면 삐져서 들어간다”고 말은 하면서도 여전히 75분 지연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다음 무대인 ‘SUPER STAR’와 ‘NTRO. 권지용’ 무대를 소화하고 나서야 지드래곤은 “날씨가 추운데 이렇게 시작하게 돼서 죄송스럽다”고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이후에 한 번 더 “죄송하다. 추워서 죄송하다. 하늘에 부탁했는데 잘 안 닿았던 거 같다”고 말했지만 이 역시 잘못된 사과였다. ‘꽃샘추위’는 지드래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현상인 만큼 그가 사과할 수 없는 영역이지, 진짜 사과해야 할 지점은 관객들을 ‘추위 속 기약 없이 기다리게 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실망한 지점은 이미 일기 예보를 통해 전국 곳곳에 비와 눈 소식을 비롯해 강풍 예보가 있었음에도, 사전에 ‘돌풍’에 대한 예비나, 기상악화로 무대장치를 못하게 될 경우 ‘플랜B’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 공연이라고 하지만 75분이나 공연을 지연시킬 만큼의 ‘돌풍’의 피해가 심각한 문제였는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지드래곤 이전에 스타디움 공연을 했던 많은 아티스트의 경우에도 돌풍은 물론이고, 콘서트 기간에 비가 내리는 ‘날씨 변수’가 겹지는 경우가 왕왕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준비했던 무대 연출을 변경시키는 플랜B를 가동하며 관객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한 바 있다. 왜 지드래곤은 ‘돌풍’에 유독 약한했는지, 정말로 ‘날씨 추이를 지켜본 것’ 외에는 정말로 다른 조치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드래곤, 날씨보다 더 위태로웠던 라이브 무대와 관람 질서
매일경제

하지만 이날 콘서트의 진정한 참사는 무대에 있었다. 오프닝 무대 이후 급격하게 갈라지는 목소리부터 댄스 도중 다리가 풀리는 모습은 추위를 잊을 정도로 측은할 지경이었다.

‘파워’ ‘홈 스위트 홈’ ‘슈퍼스타’ 등 초반 무대만큼은 라이브 논란이 나오지 않을 만큼은 소화해 낸 지드래곤이었지만, 뒤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듯, 음정도 맞추지 못하는 가창력은 듣기 괴로울 정도. 목을 쥐어짜듯 찢어지는 발성과 피치를 전혀 잡지 못한 나머지 멜로디 라인을 스스로 무너뜨리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무대의 경우 관객들의 부르는 떼창을 통해 겨우 원래의 멜로디를 떠올리며, 해당 무대의 곡명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야외 공연장에 설치된 스피커 음향과 강풍까지 겹쳐 퀄리티가 저하됐다고 변명하기에는 이미 많은 아티스트들이 콘서트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찾았고, 그 어떤 아티스트도 음향 문제로 인한 라이브 실력이 도마 위에 오른 사례가 없었다. 설사 라이브의 문제가 지드래곤이 아닌 외부에 있고, 공연에서 무대장치보다도 더 중요한 라이브 음향 시설을 소홀하게 한 주최 측의 문제라고 할지라도, 그 주최 측 또한 지드래곤이기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공연 전까지 컨디션 관리를 못한 것 인지, 혹은 현재 지드래곤의 실력인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으나, 확실한 건 그 무엇도 무대를 업으로 삼는 가수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드래곤의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이 고작 이 정도였는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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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질서 또한 많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드래곤이 객석 가까이 다가가자 갑자기 일어나서 달려나오는 모습은 성숙한 관람 매너와 거리가 멀어 보였으며, 이러한 관객들을 제지하지 못한 공연 측의 대처 또한 아쉬움을 남긴다.

여기에 공연장 바닥 곳곳에 굿즈 박스와 비닐 등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은 쓰레기를 투기한 비매너 관객들이 정말로 일부일까 싶을 정도였다. 지드래곤과 공연 주관사 쿠팡플레이 측은 공연에 앞서 고양종합운동장 인근 주민들에게 공연 리허설과 당일 인근 지역에 소음이 발생할 것을 염려해 양해를 구하며 종량제봉투 20ℓ짜리 한 묶음을 선물한 바 있다. 정말로 지드래곤이 종량제봉투를 선물해야 하는 대상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일각에서는 특정 국가의 팬들이 많이 몰려서이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K팝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지드래곤 뿐 아니라 국내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찾는 해외 팬들이 적지 않은데, 이렇게까지 공연 관람 질서와 쓰레기로 인해 문제가 된 것은 드문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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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는 ‘2017 월드투어 액트 III: M.O.T.T.E’ 이후 8년 만에 열린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공연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아쉬움 그 자체였다. 물론 좋았던 지점도 있었다. 테크 기술을 접목시키며 완성시킨 무대 장치 및 영상은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토요일 공연에서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대성과 태양을 보여주는가 하면, 화면을 통해 지드래곤 음악의 세계를 보여주었으며, 야외 콘서트의 백미인 화려한 폭죽은 보는 맛을 높였다. 여기에 드론을 이용해 지드래곤의 얼굴을 만드는 등의 드론쇼는 감탄을 절로 자아내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드래곤의 콘서트는 결과적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많은 변수가 겹친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지드래곤을 비롯한 주최 측의 대처는 미흡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콘서트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는데 크게 한 몫했다.

한편 지드래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울 콘서트 이후 오는 5월 10일, 11일 양일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필리핀 불라칸, 일본 오사카, 중국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품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를 찾는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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