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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설’ 불안감 커진 野… 마은혁 투입 ‘우군 확보’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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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지연에 ‘9인 헌재’ 구성 압박
野 “헌재 내부 이견 있는 것 확실”
馬 임명 ‘尹 탄핵 필수조건’ 판단
“馬 변론 갱신 절차 등 간소화 땐
문형배·이미선 퇴임 전 선고 가능”
이재명, 헌재 압박서 ‘달래기’ 전환
“우주 무게만큼 막중한 고뇌 알아
‘민주주의 최후 보루’ 국민의 열망”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는 데에는, 헌법재판관 8명의 의견이 ‘인용’ 5명, ‘기각 또는 각하’ 3명으로 갈려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이 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진보 성향의 마 후보자가 신속히 탄핵 심리에 참여해 파면 선고를 위한 정족수인 ‘6명’을 만들고, 최소한 인용 6명 기각 또는 각하 3명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세계일보

野 원내대표 “馬 즉시 임명” 촉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즉시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박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이재문 기자


국회 탄핵소추단 소속 민주당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 “헌재 내부에 이견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5대 3으로 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가정할 때, 마 후보자가 심리에 참여함으로써 (6대 3으로) 파면 선고가 가능한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애초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르면 3월 초, 늦어도 3월 중순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선고되고, 결과는 8대 0으로 인용되리라는 견해가 힘을 얻으면서 헌재의 8인 체제 선고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선고가 4월로 넘어가고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마 후보자를 30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내각총탄핵’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이날 박찬대 원내대표가 4월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탄핵심판 선고가 기각 또는 각하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한 탓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마은혁 추가 임명 여부가 파면 선고의 조건이 되어가는 분위기”라고 썼고,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마은혁 재판관을 고의로 임명하지 않고, 만약 5대 3 구조를 만들어 유지하고 있다면 임명권을 남용해 재판 결과를 좌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후보자 임명이 탄핵 인용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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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중진들 헌재 앞 회견 더불어민주당 6선인 조정식 의원(앞줄 가운데) 등 민주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14명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파면만이 대한민국을 살린다”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현재 구도로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마 후보자 임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마 후보자가 임명된다 하더라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 후보자가 심리에 참여하려면 일단 변론을 재개해야 하고, 새로 투입된 재판관이 탄핵심판 내용을 숙지하는 변론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4월18일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이 나는 것도 변수다. 민주당은 하루빨리 마 후보자가 임명돼 심리에 참여하고, 갱신 절차를 간소화하면 내달 18일 전에 9인 체제에서 탄핵심판 선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의 반발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31일에는 퇴임을 앞둔 헌법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 심사에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마 후보자를 제외한 채 인용 5명, 기각 또는 각하 3명으로 탄핵심판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에는 민주당과 야권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헌재는 이미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지명한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인 만큼, 마 후보자 미임명에 따른 8인 체제에서의 기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다. 민주당 탄핵소추단 소속 의원은 “만에 하나 탄핵 인용이 5명이고, 기각이 3명으로 기각이 된다면 다수 의견이 소수의 의견에 의해 기각이 되는 것으로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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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헌재 ‘달래기’에 나섰다. 민주당이 연일 헌재에 신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압박하고, 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거듭 촉구하는 등 ‘초강경’ 기조를 이어가는 데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헌법재판관 여러분 또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불면의 밤을 보내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제 대한민국 역사의 방향을 정하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 그 고뇌와 고충은 더욱 막중하리라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기다림에 지친 국민들이 나서 헌재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장 신뢰 높은 헌법기관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줄 것이라는 확고한 기대와 열망의 표현 아니겠냐”면서 “헌재가 이 사건 심리 초기에 언명했던 것처럼,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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