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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층은 안 되고 4층은 됩니다”…갭투자 묶는 토허제, 뒤죽박죽 기준에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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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덩어리로 규제했는데
4층 이하는 연립주택 분류돼
32개동 중 11개동 규제 피해


매일경제

한남더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고급 주택 한남더힐. 같은 단지 내에서도 4층 이하는 토지거래허가제 규제를 피한 반면, 5층 이상은 규제를 적용받는다. 4층 이하로 지어진 동은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연립주택으로 인정되지만 5층 이상은 아파트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가 부랴부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지만, 치밀하지 못한 규제 탓에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1개 층 차이로 규제 유무가 정해지거나, 행정구역이 섞여 있어 규제 적용 대상을 확정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30일 서울시와 용산구에 따르면 한남더힐 32개 동 가운데 11개 동은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연립주택으로 분류돼 있어 토지거래허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지 않아 여전히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는 앞서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와 용산구에 위치한 ‘아파트’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건축물 용도는 5층 이상 공동주택은 아파트, 1개 동 바닥면적이 660㎡를 초과하면서 4층 이하로 지어진 곳은 연립주택으로 분류된다. 한남더힐은 32개 동 가운데 11개 동이 4층 이하로 지어져 연립주택으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건축물대장상 연립주택으로 분류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용산구 효창동 효창한신아파트는 한 단지 안에 행정구역이 혼재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아파트가 소재한 땅은 대부분 용산구지만, 일부는 마포구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건축물 대장 주소에 용산구와 마포구가 섞여 있다. 용산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과 관련해 서울시에 유권해석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상황에 따라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받는 동과 그렇지 않은 동이 나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자금 출처 조사를 더 세밀하게 받아야 하는 만큼 같은 단지 내에서도 규제 제외 동으로 수요가 더 몰리고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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