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은행별로 1.3∼1.4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햇살론 등 정책상품을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다.
은행별로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1.47%포인트)이 가장 컸다. 이어 신한(1.40%포인트), 하나(1.40%포인트), 국민(1.33%포인트), 우리(1.30%포인트) 순이었다.
서울의 현금자동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
농협·하나·국민은행은 1월보다 예대금리차가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0.04%포인트 더 커졌다. 신한·우리은행은 0.02%포인트, 0.04%포인트 줄었다.
예대금리차 수준도 이례적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월(1.50%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하나은행은 2022년 7월 은행연합회 공시 집계 이후 최대였다.
전체 19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중에선 전북은행(8.5%포인트)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제주은행(2.41%포인트), 한국씨티은행(2.36%포인트), 광주은행(2.18%포인트), 토스뱅크(2.16%포인트)도 예대금리차가 2%포인트를 웃돌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발표하고 지난달 시중·특수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돼 1.49%포인트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후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리면서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기에는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묶어둔 채 예금금리만 낮추고 있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예대금리차는 3월에도 더 확대됐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과 맞물려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지 못한 채 추가로 예금금리만 최대 0.25∼0.30%포인트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우대금리 포함)는 연 2.80∼3.05%다. 3%대 상품은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유일하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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