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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화려하나 변수는 가격"...'AI 가전' 고민 남긴 '삼성 비스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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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더 비싸지는 거 아니야?"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서울 광진구 파이팩트리 스튜디오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Welcome To Bespoke AI)' 행사서 2025년형 신제품을 공개하자, 현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감탄과 우려가 교차했다. 스크린, 센서, 보안, 연동 등까지 AI 기술을 대거 무장했지만, 그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 스크린 탑재 가전, AI를 품다 =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디스플레이의 전면화'다. 냉장고는 물론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오븐에 이르기까지 가전 전면에 스크린을 탑재하며, 터치 하나로 모든 가전 제어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AI 홈' 시스템은 단순히 제품을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음성인식과 사용자 맞춤형 정보 제공까지 구현한다.

대표 제품인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9형 스크린을 통해 ▲일정·날씨·식단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일리 보드' ▲식재료를 인식해 자동으로 리스트를 만드는 'AI 비전 인사이드 2.0' ▲가공식품 50종까지 등록 가능한 'AI 푸드 매니저' 등을 제공한다. 신선식품을 꺼내기만 해도 자동으로 식단이 업데이트되니, '이젠 냉장고가 다 해준다'라는 농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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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세탁건조기 라인인 '인피니트 AI 콤보'는 고급 소재와 함께 고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알루미늄, 세라믹, 스테인리스 등을 활용해 내구성과 미감을 잡았고, '히든 도어' 기능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문이 열린다. 실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리얼아트스틸' 소재는 확실히 감성 자극에 성공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이번 행사에서 삼성의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회전 수 200RPM의 물걸레는 찌든 때를 벗겨내기에 충분했고, RGB 카메라와 액체 인식 센서는 투명한 물도 감지한다. 물걸레가 벽이나 구석을 감지하면 스스로 뻗어나가는 ‘팝 아웃’ 기능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틱 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는 세계 최고 수준인 400W 흡입력을 내세우며, 싱글 배터리로 최대 100분 작동이 가능하다. 바닥뿐 아니라 공간 형태까지 인식하는 AI 모드 2.0도 주요 포인트였다.

냉장고 앞에서 '내 일정 알려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나의 일정을 보여주고, '내 폰 찾아줘'라고 말하면 벨소리가 울리는 '보이스ID'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가족 구성원별 목소리를 구분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AI 홈 구현의 핵심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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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자동 급배수 방식의 스팀청소기, 자유롭게 냄비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는 6구 인덕션 등 다양한 하드웨어 기술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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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인상 일부 불가피…표준화 통해 경험 기회 넓힐 것" = 하지만 이처럼 기능이 늘어나며, 가장 먼저 나온 우려는 '가격'이었다.

행사 현장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 팀장은 "새로운 기술 구현을 위한 부품 추가로 인해 일부 가격 상승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부품 표준화와 공용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이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에서 삼성 가전은 경쟁사 LG전자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었기에 선택받았던 측면도 많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상황 속 스크린 확대가 소비자 편의보다 과시적 요소로 비칠 경우, 중저가 제품과의 격차가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은 보안 이슈도 강조했다. 자사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모든 와이파이 탑재 가전에 확대 적용하고, 연결 기기 간 상호 보안 점검을 지원하는 '녹스 매트릭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기 내 민감 정보는 '녹스 볼트' 칩에 별도 저장되며, 향후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도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로봇청소기 해킹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의 보안 강화 메시지는 현장에서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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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질의응답에서 임성택 삼성전자 부사장은 "AI 스팀 청소기의 빠른 반응 덕분에 점유율이 0에서 30%까지 급등했다"라며 "보안 이슈도 충분히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으며, 올해는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AI 가전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기존 프리미엄 기능의 확장'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전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스스로 열리는 도어, 식재료 인식, 물걸레 회전 등은 기존에도 일부 구현됐던 기술이다.

문제는 이 기술들이 대중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가계지출이 줄어드는 시기, '보안 강화'와 'AI 편의성'이 어느 정도 실질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그리고 과연 얼마에 팔릴지가 이번 발표의 남은 숙제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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