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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 검사도 4족 로봇이…자동차 공장의 미래 현대차 메타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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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에서 도장이 완료된 차체에 로봇이 배터리, 구동모터, 외장 부품, 전장 부품 등 주요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26일(현지시각) 준공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신 미국 공장인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HMGMA) 생산라인에는 현재 88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지난 10월께 가동을 시작해 전기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2개 차종을 연간 기준 10만대 수준으로 생산하고 있으니, 차량 114대당 1명이 필요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국내 최대 공장인 울산의 경우 이 숫자가 44대당 1명 꼴이다.



이런 차이는 생산 과정에 투입된 로봇 수와 관련 있다. 메타플랜트에는 각종 로봇 900여대가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 공장에 사람과 로봇이 거의 반반씩 섞여 일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미래 비전과 첨단 제조기술 역량을 메타플랜트에 집약했다”고 설명한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자의 업무 강도를 낮춰 “인간 친화적인 제조 현장”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제조업 가운데 고용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화율을 높인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인간의 노동력을 로봇이 대체해가는 흐름은 노동의 미래에 대해서도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지난 27일 이런 변화의 최전선에 위치한 메타플랜트를 찾아 자동차 제조 현장의 현재와 미래를 엿봤다.





소음 줄이고, 무거운 건 로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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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에서 프레스 공정을 마친 부품을 로봇이 자동으로 적재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메타플랜트에서의 자동차 생산 공정은 여타 공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레스-차체-도장-의장 순서로 진행된다. 프레스 공정에선 현대제철 등에서 납품받은 평평한 블랭크(금속 시트)를 자동차의 지붕이나 측면, 펜더 같은 부품으로 찍어낸다.



보통 프레스 공정은 아주 시끄럽다. 금속 시트를 수천t의 압력으로 내리 찍어 모양을 내는 과정이라서다. 검수 작업자들도 청력 보호를 위해 귀마개를 착용하곤 한다. 메타플랜트는 달랐다. 김한곤 생산실장은 “신기술을 적용해 프레스 받아주는 면에서는 유압식으로 받아주고, 위에서 내려오는 부분에는 모터를 달아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 타 공장 대비 소음을 10% 이상 저감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스로 찍어낸 부품은 무인운반로봇(AGV)에 의해 용접 라인으로 옮겨진다. 부품이 무겁다 보니 운반로봇에 싣는 것 역시 로봇의 몫이다. 패널을 차종 별로 분류해 수십장씩 팔레트에 싣는 자동적재시스템(ASRS)이 적용된다.



용접과 도장을 마친 차체와 부품은 의장 공장으로 모인다. 이런 운반 과정 역시 모두 자동화되어 있다. 공장 사이를 연결하는 브릿지를 통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한 부품을 로봇이 조립 라인에 척척 가져다 둔다. 완성된 차를 품질 검사 라인으로 옮기는 작업 역시 얇은 판 모양의 주차 로봇이 수행한다. 무거운 부품 등을 나르고 운반하는 일은 대부분 로봇이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위험한 작업도 로봇 몫이다. 김 실장은 “글라스 장착 공정에 쓰이는 프라이머라는 화학 성분이 유해해 국내 공장에선 마스크를 쓰게 하는 데 메타플랜트에선 자동화를 시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상황 판단 필요한 작업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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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차체 용접 부위 등을 검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확성을 높이는 데도 로봇이 폭넓게 쓰인다. 차체 공정은 100% 자동화됐다. 의장 작업을 할 때는 차체에서 도어를 떼어내 따로 작업한 뒤 다시 조립하는데, 이때 도어를 분리하고, 원래 차체를 찾아내 장착하는 작업을 모두 로봇이 한다. 국내 공장에선 사람이 하던 일이다.



검사도 로봇이 한다. 금속 시트가 적절한 모양과 두께 패널로 만들어졌는지, 용접은 잘 됐는지, 단차는 일정한지 등을 로봇이 1차로 검사하면, 사람이 2차 검수를 하는 식이다. 권오충 메타플랜트 법인장은 “자동화, 시스템화, 인텔리전스를 통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는 (여타 현대차 공장 가운데) 제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장 공정에선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 사람 손이 여전히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시트 조립이다. 김 실장은 “도어 조립처럼 일률적으로 수행 가능한 작업은 자동화할 수 있지만, 시트 장착 같은 작업은 바닥면에 카페트가 깔렸고 다른 부품이 다 조립된 상태로 오기 때문에 카메라에 의한 노면 인식이 카페트 간섭으로 인해 어려워서 사람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틀라스 투입 계획은 미정





현대차그룹은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를 메타플랜트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권 법인장은 “웬만큼 움직이면서 적입된 물건을 꺼내서 다른 데 적입하는 작업을 할 정도로는 고도화 됐다”며 “아직 공장에 적용된 건 없고 향후 해보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어진 메타플랜트는 향후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하이브리드차 생산 설비를 갖춰 혼류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권 법인장은 “엔진이나 연료 탱크, 배기·흡기 관련 부품이 들어가다 보니, 그와 관련한 보조 설비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공법도 결정해야 하기에 기본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엘라벨/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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