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건강검진의 범위에 검체 채취뿐만 아니라 결과 판정과 통보까지 포함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의사들은 자격정지 처분 기간에 어떠한 형태로든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건강검진 결과의 판정과 통보 역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이데일리DB |
서울행정법원 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건강검진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A씨가 면허정지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기간에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검진비용을 청구했으므로, B여성병원이 검진기관 지정 기준을 위반했다며 건강검진비용 17만8300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자궁경부암 검진은 자궁경부세포의 채취 및 자궁경부세포검사의 판독 등 2단계로 나뉘며, 판독결과가 나오면 검진이 완료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A씨는 검진이 완료된 이후 단계인 결과 기록지 및 검진 결과 통보서 작성, 검진 결과 통보 등 부수적인 사무집행만 했을 뿐 자격정지 기간에 의료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궁경부암 검진 결과 기록지에 ‘검사 결과’와 ‘판정 및 권고’가 명확히 구분돼 있는데, 이 중 ‘판정 및 권고’는 의사가 검사결과 및 의료지식 등을 바탕으로 행하는 별도의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히 병리과 전문의의 의견을 옮겨 적은 사무집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문진, 각종 신체계측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서 등의 작성·통보 등의 행위는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는 관련 판례를 인용했다.
또한 재판부는 “원고 A씨의 경력이나 경험에 비춰볼 때 검체 채취일로부터 건강검진 결과 통보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자격정지기간 직전까지 환자들을 진찰하고 건강검진을 실시해 귀책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