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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면서 낯선 사람들의 나라"…신간 '경이로운 한국인'

연합뉴스 임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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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한국인' 표지[마음의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이로운 한국인' 표지
[마음의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뿌리 깊은 악습에도 굴하지 않고 아찔하리만큼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이 나라 사람들, 넘어질 때마다 더욱 굳세게 일어나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고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진다."

최근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출간된 프랑스 번역가 장클로드 드크레센조의 신작 '경이로운 한국인'(마음의숲)은 한국 문학을 30년 넘게 번역하고 연구해 온 저자가 한국인의 언어와 습관, 문화, 민속, 생활을 관찰하며 느낀 '경이'의 순간들을 담은 책이다.

부인 김혜경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와 함께 20여 권의 한국소설을 번역한 드크레센조는 지난 2023년 이승우 작가의 소설 '캉탕'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한국문학번역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는 책에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한국인들만의 특이한 행동과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내던진다.

글씨를 쓸 때 새끼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쓰는 이유는 물론 여자들이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이유나 주사를 맞을 때 간호사가 엉덩이 볼기를 때리는 이유 등 한국인이라면 평소 의식하지도 않았던 모습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의 질문은 때로는 천진난만하고, 때로는 철학적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인의 행동이 단순한 습관을 넘어,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놀라움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발견한다.


한국인이 자주 쓰는 '갔다 올게'라는 표현을 두고서는 '따뜻한 마음씨'를 떠올린다. 되돌아온다는 이 약속에는 화자와 타인의 결속을 깨뜨리지 않겠다는 선한 의지가 내포돼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도의 기술사회인 한국이 여전히 제사나 장례 등 전통적 관습에 신경 쓰는 모습은 외국인에게 놀라움 그 자체다. 저자는 이를 한국인 특유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역동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국인의 정(情) 문화는 'K-오지랖'이라는 신조어로 그 속에 숨겨진 한국 민초들의 연대의 역사와 공동체 정서를 분석한다. 또 카페 테이블 위에 지갑과 휴대전화를 아무렇지 않게 두고 자리를 비워두는 모습에선 '선한 감시의 문화'가 읽힌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촛불시위 문화에 대해서는 "나라가 어두울 때 가장 밝은 것을 들고나오는 한국인"이라는 말로 한국인의 집단적 연대와 자부심을 묘사한다.

저자는 "한국인의 행동 뒤에는 늘 '우리나라'가 있다"며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선 '공동체적 자존감'이 한국인의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이소영 옮김. 288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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