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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스미소니언 공격에 "인종차별 회귀" "문화 칼질" 반발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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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에 진실과 정신 회복' 행정명령에 27일 서명
반대자들 "진실 아니라 왜곡"..트럼프의 편향이념 비판
트럼프, 2020년 후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도 복원 지시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미국 워싱턴 내셔널 몰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협회의 스미소니언 성. 2025.03.30.


[아틀랜타( 미 조지아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미소니언 협회와 박물관 등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며 이들이 미 건국시조들의 이념인 평등 사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7일 "미국 역사에 진실과 정신 회복"이란 제목의 행정 명령에 서명한 뒤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그런 지적과 스미소니언 협회, 특히 흑인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역사적 발전과 평등 정신의 퇴행이며 개인적인 인종차별주의 이념과 편향된 사고의 산물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이에 따라 미국 흑인 인권운동, 시민운동 활동가들과 역사가, 흑인 정치 지도자들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진실과 정신 회복' 행정 명령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는 성명을 각처에서 발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미소니언 협회 공격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최근 인종 문제와 인종 차별에 주력하면서 흑인 국민이 이 나라의 역사를 만들어 오는데 기여한 사실을 부정하려는 일련의 정책 가운데 가장 최신의, 최악의 결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틀랜타 소재의 유서깊은 흑인 대학 모어하우스 칼리지의 역사학과 클래리사 미릭-해리스 교수는 " 우리 미국은 지금 노예제도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인종차별과 흑인 분리를 위한 짐 크로법 같은 흑인 가정, 흑인 지역, 흑인 개개인에 대한 탄압의 역사까지 왜곡하고 부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행정 명령은 특히 스미소니언 협회의 국립 아프리카계 역사문화 박물관을 콕 찝어 지적하면서 스미소니언 협회 전체가 합작해서 미국 역사를 왜곡하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내용까지 담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 인류의 행복을 위한 독보적인 역사와 활동"을 해온 스미소니언에 대한 찬사는 고사하고 "분렬적이고

인종 중심의 그릇된 이념을 전파하는 존재로 나라 전체를 좀먹는 존재"라며 비난한 데 대한 반발도 쇄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명령에 따라 앞으로는 밴스 부통령이 스미소니언의 모든 자산과 시설, 프로그램 등을 심사해서 "미국적인 가치를 저하 시키거나 미국민을 인종 문제를 근거로 분렬시키는 내용"들을 금지하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트럼프는 또 더그 버검 내무장관에게 명령해서 2020년 1월 이후에 "미국 역사를 다시 쓰려는 거짓된 주장에 따라서 철거하거나 이전 된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 장군 동상 등 기념물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고 복원하도록 하라"고 했다.

트럼프대통령은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백인 경찰관이 목을 눌러 살해한 사건 이후 전국을 뒤흔든 시위와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선풍에 대해 오랫 동안 비난을 해왔다.

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트럼프 정부가 흑인 국민들의 국가를 위한 헌신과 기여를 아예 부정하고 흑인이 처한 법적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난관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대신에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정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명 저술가인 인종 역사학자 이브람 켄디박사는 "트럼프의 이런 정책은 글짜 그대로 미국의 흑인 국민에 대한 직접 공격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흑인 박물관'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블랙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미국 흑인들의 심장이며 크게 보면 미국 전체의 심장의 박동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라며 그는 트럼프의 결정을 비난했다.

미 의회내 흑인의원 모임의 회장인 이베트 클라크 하원의원( 민주당. 뉴욕주)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전체의 이념을 인종차별주의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30.



"우리는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국가 역사를 지우거나 왜곡해서는 안된다. 우리 역사, 우리 국가의 역사는 포용해야만 한다. 좋은것, 나쁜 것, 추한 것 까지도.."라고 그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가 미워하는 흑인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그가 2016년 오바마 집권 말기에는 스미소니언의 21개 박물관의 하나로 칭찬한 적도 있었다. 이 박물관은 노예제도와 짐 크로법 등 인종차별과 분리 정책의 역사와 그 후유증, 이를 극복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흑인 단체와 흑인 기관들, 모든 흑인 국민에 대한 역사를 담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취임후 처음 미국흑인박물관을 방문했을 때에는 이를 '국보급'이라며 칭찬했다. "미국의 역사와 유산을 건설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계 미국 남녀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당시 수행했던 흑인 의원 팀 스캇의원과 역시 흑인인 주택 도시개발부장관 벤 카슨에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 곳을 방문한 이후로 자기가 두번째 현직 대통령으로 방문한 것이 '영광'이라던 트럼프는 이번에 백악관에 돌아온 뒤 역사문화 전쟁을 시작하면서 돌변했다.

그는 이 번 당선이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청년층, 특히 흑인과 중남미계 남성의 지지율 상승으로 가능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흑인과 아시아계 혼혈인 카멀라 해리스와 대선 선거전을 치르면서 그를 증오한 것, 해리스같은 유색인 후손은 "미국을 미워한다"며 그런 사람에게 미국을 맡겨선 안된다고 외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취임 즉시 다양성 포용정책(DEI)의 철폐와 관련 부처, 관련 공무원들 대폭 감원 등에 몰입해 온 트럼프가 지금은 각 대학의 흑인 학생들의 추방과 차별 대우까지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이에 대해 흑인 민권 활동가들과 역사가들은 트럼프의 자기들에 대한 공포 효과가 결국 흑인 역사기관, 흑인 박물관에까지 공포 효과를 확대, 전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진보 진영을 상대로 '문화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문화재단 스미소니언 협회를 겨냥한 것은 '미국 역사에 진실과 정신 회복' 이 아니라 과거 인종차별 시대로 회귀하는 퇴행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스미소니언 협회의 미국 흑인 역사·문화 박물관, 미국 여성 역사 박물관, 미국박물관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했다.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역사상 처음이다.

스미소니언 협회는 1846년 영국인 과학자 제임스 스미소니언의 기부금으로 미 의회에 설립됐다. 후손이 없었던 그는 '스미소니언 협회 이름으로 지식의 증진·확산을 위해 써달라며 이를 기부했다.

이 협회는 워싱턴DC와 주변 지역에 예술, 과학, 우주, 미 역사 등에 관한 박물관 및 미술관 21곳, 교육·연구센터 14곳을 비롯해 국립동물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공권력의 비난이나 탄압을 받은 적은 없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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