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거단지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마피(마이너스 피) 6000만원, 전용 84㎡ 매물이고 무조건 협의 가능해요.”
‘준서울’이라고 불리는 경기도 광명 집값이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단지들의 대규모 공급 영향으로 트리우스 광명 등 일부 신축의 마피 거래가 계속되는 가운데 광명시 1년 새 전세 매물은 약3배로 급증했다. 물량 증가와 함께 전세시장에서 ‘입주 단비’가 될 수 있는 지역인 만큼 향후 집값 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광명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0.09(%)의 주간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을 보이며 3개월째 하락 국면에 있다. 3월에도 매매 가격은 첫 주부터 ▷-0.19 ▷-0.14 ▷-0.14 ▷-0.13(24일 기준) 떨어진 상태다.
광명시 집값이 하락한 배경은 오는 2027년까지 약1만5000세대의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산동, 광명동 중심으로 대단지 아파트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면서 인근 전월세, 매매 매물이 넘치는 일명 ‘입주장 효과’가 진행 중이다.
이날 기준 광명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3848건으로 1년 전(3119건) 대비 23% 증가했다. 전월세 매물은 증가 폭이 더욱 크다. 현재 광명의 전월세 매물은 2418건으로 1년 전(806건) 대비 200% 넘게 늘어났다. 아파트 공급이 예정된 철산동에서는 전월세 매물이 같은 기간 217건에서 1161건(435%↑)으로, 광명동에서는 175건에서 577건(230%↑)으로 급증했다.
광명시 입주물량 정보. [아실] |
전세매물이 급증한 철산주공13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를 비롯해 이사(입주 준비)하려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어서 대규모로 전세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24일 기준 광명의 전세 가격 누적 변동률은 -3.73%로 경기도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다만 대량공급 속에서도 일부 신축 단지는 입지 등에 따라 가격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올해 말 입주를 앞둔 광명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여전히 5000만원~1억원대 프리미엄 피가 붙은 채 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광명 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네이버 로드뷰 캡처] |
이에 대해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광명시 전체 아파트 중에 제일 역과의 거리가 가깝고 광명초가 코앞이라 입지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동시에 당시 분양가도 높았기 때문에 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대규모 아파트공급 영향를 받는 지역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전세를 찾는 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물량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면서 “올해 경기도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입주 단비’가 있었던 동대문구 이문동처럼 합리적 전세의 대안 지역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