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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지진 사망자 1000명 넘어…경제적 피해는 GDP 이상일 수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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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길이의 '사가잉 단층'에서 발생…부실한 규제가 피해 키워
중국, 미얀마에 구조대 파견…트럼프·아세안도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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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7.7 강진 여파에 태국 방콕에서 짓고 있던 30층 빌딩이 내려앉았다. 2025.03.28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미얀마에서만 사망자가 1000명이 넘고 태국에서도 1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얀마에서 열악한 인프라와 통신 사정으로 인해 실제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망자는 1만 명 이상, 경제적 피해는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부는 29일 성명을 통해 사망자는 1002명으로, 부상자는 2376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약 30명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는 실제 피해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얀마는 통신 상태와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 지진의 실제 피해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강진으로 인해 사망자가 1만~10만 명 사이일 가능성을 35%, 10만 명 이상일 가능성을 36%로 추산했다. 또 경제적 피해가 100억~1000억 달러 사이일 가능성을 35%, 1000억 달러 이상일 가능성을 33%로 추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얀마 GDP는 약 643억 달러(약 947조 원)로 추정된다.

태국 방콕에서도 지진의 여파로 30층짜리 고층 건물이 붕괴해 8명이 사망하고 101명이 매몰됐다. 구조 당국은 수색견과 드론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에 나서고 있으나 구조대원들은 진입할 구역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병원도 피해를 입으면서 환자들은 병원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방콕 길거리에서 병원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출산하는 일도 있었다.

'사가잉 단층' 지나가는 미얀마의 부실한 건축·설계 규제가 피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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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무너진 만달레이의 스카이 빌라 콘도미니엄 아파트 모습. 2025.03.29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이번 지진은 28일 낮 12시 50분쯤 미얀마 사가잉에서 약 16㎞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까지의 깊이는 10㎞로 측정됐다. USGS에 따르면 같은 지역에서 규모 6.4의 여진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지진에 대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대학의 지구물리학 명예교수인 빌 맥과이어는 "75년 만에 미얀마 본토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이라고 말했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ICL)의 지각구조 전문가인 레베카 벨은 사가잉 단층이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단층 미끄러짐'으로 인해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가잉 단층은 인도판과 순다판이 만나는 주향 이동 단층이다.

그는 사가잉 단층이 "1200㎞에 달할 정도로 길며 매우 직선적"이라며 "직선형 지질 구조는 지진이 넓은 지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층이 미끄러지는 면적이 넓을수록 지진 규모도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USGS에 따르면 1930~1956년 미얀마 사가잉 단층에서는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6번이나 발생했다. 지난 2016년에는 미얀마 중부 파간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고대 유적지가 파괴됐다.

내전과 가난이 이어지면서 미얀마의 부실한 건축 설계 규제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UCL의 재난 감소 전문가 일란 켈만은 "지진으로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가 붕괴하여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라며 "정부는 규제와 건축법 규정을 계획할 책임이 있다. 이번 재난은 지진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미얀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진의 피해가 진앙으로부터 1000㎞ 떨어진 방콕까지 도달한 것에 대해 ICL의 토목·환경 공학부 소속 크리스티안 말라가 추키타이프 교수는 "방콕은 활단층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연약한 토양으로 인해 진동이 증폭된다"며 "이는 원거리 지진 발생 시 특히 고층 건물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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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내륙에서 28일(현지시간)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이 오후 12시 50분 경 미얀마 사가잉시에서 북쪽으로 약 16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미얀마 군정, 국제사회 지원 적극 요청…중국은 구조대 파견, 트럼프도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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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정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날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인해 다친 사람들이 모인 병원을 점검하고 있다. 2025.03.28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미얀마 군사정부는 지진 발생 이후 6개 피해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사정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 신속한 구조 노력을 이어갈 것을 지시하고, 과거에 사이클론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와 달리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 군사정부는 2023년 사이클론 모카가 발생했을 때 반군이 점령한 피해 지역에 대한 국제 원조를 막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미얀마의 우방국인 중국은 피해 지역에 구조대를 급파했다. 중국 응급관리부가 편성한 82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29일 오전 베이징 수도공항을 출발해 전세기를 타고 재난 지역으로 출발했다. 윈난성에서 온 37명의 의료 구조대도 생명 탐지기,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휴대용 위성, 무인기 등 긴급 구조 물자를 갖고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이날 오전 도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흘라잉과 전화 통화를 갖고 지진 피해 발생에 대해 위로를 전했으며, 위로 전문도 보내 "미얀마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피해 지역 주민들이 재해를 조기에 극복하고 고향을 재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미얀마를) 도울 것"이라며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해 미얀마를 지원할 의사를 드러냈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들도 29일 미얀마와의 연대를 확인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긴급성을 인식하고 복구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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