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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창 꽂혀 피 철철” 이 모습에 웃는 관객들…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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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한 투우 경기 모습. 등에 여러 개의 창이 꽂힌 황소가 피를 흘리고 있다.[PETA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스포츠”

‘빨간 망토’를 든 채 돌격하는 황소를 피해 도망치는 모습. 많은 이들이 ‘투우’라고 하면 떠올리는 장면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황소의 등에 창을 꽂고 실컷 도발하다, 결국 칼로 생명을 빼앗는 스포츠. 유혈이 낭자한 현장이지만 관객들은 흥분에 차 소리를 지른다.

투우의 잔인한 실상이 알려지며, 동물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실제 정부 차원에서 투우를 금지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투우 산업을 가진 스페인, 멕시코의 다수 지역에서는 투우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매년 수천마리에 달하는 황소들이 오락을 위해 희생당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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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우 경기 모습. 등에 여러 개의 창이 꽂힌 황소가 피를 흘리고 있다.[We animals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지난 18일 세계에서 가장 큰 투우장이 있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의회는 황소가 피를 흘리지 않는 비폭력 투우만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경기를 목적으로 황소를 죽이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은 금지된다. 황소가 머무르는 경기 시간은 15분으로 제한되며, 투우사는 망토만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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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 투우 경기장.[PETA 홈페이지 갈무리]



기존의 투우는 칼과 창 등 무기가 사용되는 경우가 흔했다.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말을 탄 투우사는 창으로 소의 목과 등을 찌른다. 이후 상처를 입고 흥분한 황소를 빨간 망토로 도발한 뒤, 칼로 죽이는 게 경기 방식이다.

‘경기’라고 하지만 사실상 황소의 승리는 없다. 투우에 참여한 황소는 대부분 죽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심지어 한 경기에 하나의 황소만 동원되지 않는다. 경기 규모에 따라 최대 10마리에 달하는 황소가 희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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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우 경기 모습. 피를 흘리는 황소를 향해 칼을 찌르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PETA 유튜브 갈무리]



투우의 동물 학대 요소가 알려지며, 많은 나라에서 투우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영국 등이 이미 투우를 금지하고 있다. 투우 문화가 널리 퍼진 중남미에서도 콜롬비아가 2027년부터 투우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투우 종주국으로 불리는 스페인과 멕시코에서는 여전히 투우 경기가 횡행하고 있다. PETA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만 2023년 기준 총 1474건의 투우 경기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투우를 통해 죽임당한 소만 최소 70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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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 투우 경기. 투우사가 소의 등에 칼을 찌르고 있다.[PETA 유튜브 갈무리]



멕시코에서도 총 31개 주에서 단 5개 주에서만 투우를 금지하며, 여타 지역 225개 투우장에서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투우 관련 법안을 적용한 멕시코시티 또한 ‘비폭력’ 방식으로 투우 경기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는 투우가 멕시코의 주요 문화 산업 중 하나인 만큼, 관련 산업계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멕시코 1심 법원은 현지 시민단체가 제기한 투우 경기 금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하지만 반발이 지속되며, 1년 반 만에 대법원에서 이를 기각했다. 이후 투우 경기는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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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한 투우 경기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황소.[게티이미지뱅크]



아울러 투우 산업 종사자들은 현재 멕시코시티의 ‘비폭력’ 방침을 담은 법안에 대해서도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관중이 줄어들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매체는 투우 관련 산업 연간 매출액이 68억페소(약 5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비폭력’ 방침을 넘어 금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황소들이 투우에 활용되며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데 더해, 오락 문화에 생명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세계동물보호협회(World Animal Protection)는 성명서를 통해 “비폭력 투우는 중요한 진전이지만, 이러한 행사에서 황소들이 겪는 고통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당국과 멕시코 사회가 투우의 완전한 금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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