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안동 임하면 |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산불'로 대규모 피해가 난 지역의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돼 고령자들이 대부분인 이재민과 주민 건강이 우려된다.
29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역 기온이 밤사이 뚝 떨어져 오는 30일 오전에는 모두 영하권을 기록할 전망이다.
청송이 영하 6도를 기록하고 의성과 영양이 각각 영하 4도, 안동이 영하 3도, 영덕이 영하 1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이 열악하거나 바닥에 매트를 깔고 지내야 하는 대피 시설에 있는 이재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당국은 고령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급히 경량 패딩을 준비하고 일부는 상대적으로 난방이 잘되는 경로당으로 옮기도록 지원했다.
이재민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생필품과 의료지원과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주택 3천285채가 불에 탔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체육관 등에 대피하고 있는 주민은 4천700여명에 이른다.
안동, 영덕, 청송에 임시 주택 26채를 설치하고 있으나 이재민이 많아 임시주거시설 확보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피소에 머물던 피해지역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마을을 찾았으나 잿더미가 된 집을 보고는 한숨만 내쉬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집은 뼈대만 남았고 바닥은 불에 타 무너져 내린 지붕 등으로 발을 들일 수조차 없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지만 어떻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일부 산불 피해지역에는 여전히 전기, 수도, 통신이 끊겨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다시 찾은 마을은... |
행정 당국은 본격적인 피해지역과 주민 지원에 나섰다.
경북도는 29일 이철우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초대형 산불 피해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지원 등에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주거부터 농업, 어업, 임업, 공장 등 생계 현장까지 한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며 "임시주택 등 이재민 주거환경 개선, 건강, 식사, 생필품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안동시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구성된 '경북합동지원센터'는 지난 27일 안동체육관에 설치됐다.
대피자 생활과 의료 및 심리, 임시주거시설 및 구호물자, 통신·가스 긴급 복구, 법률 및 금융·보험상담 등 전반적인 지원업무를 한다.
한편 전날 주불 진화가 끝났는데도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이날 잔불과 이에 따른 연기가 곳곳에서 올라와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산림 당국은 남은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안동 남후면, 의성 신평면·사곡면에 헬기 20여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주변 잔불 진화에 힘을 보탰다.
경찰은 산불 최초 발화 추정 지점을 현장 조사 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실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 A(50대)씨의 가족을 불러 기초 사실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불에 초토화된 안동·의성 |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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