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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년의 살인… 가정의 문제인가, 학교에 책임이 있나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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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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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년은 경찰에 체포되고도 알듯 모를 듯한 웃음을 짓는다. 마치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반문하는 것처럼.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 4부작 | 15세 이상

경찰이 이른 아침 가정집을 급습한다. 간밤 일어난 살인사건 용의자 체포를 위해서다. 긴급히 2층으로 향한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하며 미란다원칙을 고지한다. 용의자의 가족들은 경찰이 뭔가 착각을 했다며 고함을 친다. 용의자는 13세 소년 제이미(오언 쿠퍼)다. 앳된 얼굴의 그는 소리쳐 결백을 주장한다. 제이미는 정말 살인을 저지른 걸까, 경찰 업무에 혼선이 있는 건 아닐까.

①무죄 주장하는 소년과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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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는 아버지 에디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는다. 아버지에게 기대는 모습은 영락없는 철부지 10대다. 넷플릭스 제공


경찰은 제이미를 경찰서로 데려가 원칙에 따라 구속 절차를 밟는다.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결백을 믿으며 혹시 있을 부당한 처사를 경계한다. 국선변호인이 제이미를 돌보고 아버지 에디(스티븐 그레이엄)가 모든 조사과정에 입회한다. 제이미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르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제이미는 또래 소녀 케이티(에밀리아 홀리데이)를 살해한 혐의가 있다. 제이미와 케이티는 연인 사이인지, 제이미가 케이티를 일방적으로 좋아했는지, 아니면 케이티가 제이미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겼는지 알 수 없다. 범행동기가 무엇이건 확실한 사실이 있다. 경찰은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②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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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는 경찰에 체포되자 10대 초반 소년답게 불안하면서 겁먹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반전이 없다. 믿기지 않게도 제이미는 살인을 저질렀다. 드라마가 초점을 맞추는 건 어디서 무엇이 잘못돼 어린 소년이 끔찍한 범죄자가 됐냐는 점이다. 제이미의 집안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아버지 에디가 배관공 일을 하며 나름 화목한 가정을 일궈왔다. 제이미가 타고난 반사회적 인물이 아니기도 하다.

카메라는 제이미의 행적을 쫓고, 심리를 분석하려 한다. 그렇다고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가 여성을 혐오하는 극단적인 사고를 지녔음을 보여주나, 무엇이 그의 비뚤어진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줬는지 단정하지 않는다. 시청자가 주체적으로 추론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여러 단서들을 화면 곳곳에 뿌려 놓는다.

③알고리즘 시대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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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의 부모는 아들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심각한 심적 고통에 시달린다. 넷플릭스 제공


카메라는 제이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제이미의 학교 동급생들의 언행을 돌아보기도 하고, 피해자 주변 친구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제이미가 다니던 학교의 수업 분위기,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 등도 두루 짚어본다. 이는 제이미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된 계기를 찾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제이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회한에 젖는다.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아들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돌아본다. 똑같이 자란 딸은 올곧게 자랐는데, 제이미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드라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제이미의 마음을 병들게 했을 거라고 넌지시 암시한다. SNS가 소년의 분노와 적개심을 키우고, 잘못된 믿음에 빠져들게 했을지 모른다고 말이다.
뷰+포인트
아버지 에디를 연기한 스티븐 그레이엄이 기획하고 각본을 썼다. 그는 영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매 회마다 ‘원 테이크(카메라가 끊김없이 계속 촬영되는 것)’로 만들어졌다. 소년 제이미의 범죄와 범행 동기, 주변에 미친 파장 등을 왜곡 없이 묘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제이미의 소름 끼치는 언행을 천연덕스레 표현하는 오언 쿠퍼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지난 13일 공개된 이후 23일까지 6,630만 회 시청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역대 최고 수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9%, 시청자 7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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