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한화 플로리얼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
프로야구 한화 외국인 타자가 드디어 깨어났다. 한국 무대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한 데 이어 신축 구장 공식 개막 경기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적시타와 강견을 자랑한 수비로 팀의 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나와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타점을 기록했다. 팀의 7 대 2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도 상승세를 이었다. 플로리얼은 1회 첫 타석에서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에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초 볼넷과 도루로 분위기를 바꿨다.
2회초 수비에서는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플로리얼은 2사 1루에서 최원준의 안타를 잡은 뒤 3루로 공을 뿌렸다. 2사였기에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린 주자 이우성은 정확한 송구에 넉넉하게 아웃이 됐다.
플로리얼은 7회말 승부처에서 빛났다. 0 대 2로 뒤진 한화는 2사에서 김태연의 1점 홈런과 밀어내기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등으로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 플로리얼은 상대 좌완 필승조 이준영을 공략해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좌익수 앞, 유격수 뒤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른 적시타였다.
승부를 완전히 가른 한 방이었다. 플로리얼은 2루를 밟은 뒤 격한 세리머니로 1만700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을 열광시켰다. 시범 경기 타율 4할의 맹타를 선보인 기세가 드디어 나왔다. 결국 한화는 역사적인 새 구장 개막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 플로리얼이 28일 KIA와 홈 경기에서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한화 |
아직 플로리얼의 타율은 1할이 채 되지 않는다. 21타수 2안타로 9푼5리다. 그러나 막힌 혈이 뚫린 만큼 올라갈 일만 남았다.
경기 후 플로리얼은 "한화 이글스의 팀원으로 뛸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면서 "안타보다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 안타를 치든 아니든 팀이 이기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부진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공격이 이어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면서 "첫 게임부터 팀원들은 항상 날 응원해줬다. 내 옆에 와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플로리얼은 본인도 부진한데 팀원들을 격려하는 넓은 마음을 보였다. 경기 후 김태연은 "사실 잘 맞은 타구들이 상대 호수비에 걸리는 상황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플로리얼이 다가와 괜찮다며 위로를 해줬다"고 귀띔했다. 무안타에 시달리던 플로리얼이 오히려 다른 선수들을 격려한 것이다.
극심한 타격 침체와 4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과연 깨어난 플로리얼이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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