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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교제 뒤집기 어렵다면…김수현, '결자해지' 나설 때[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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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김새론과 배우 김수현. 류영주 기자, tvN 제공



줄곧 미성년 교제·7억 변제 압박설을 부인해왔던 배우 김수현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배우 고(故) 김새론 측이 2016년 당시 고인과 김수현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등을 공개하면서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인이 16세(만 15세) 시절인 2016년 두 사람은 교제하는 사이에 나눌 법한 대화를 나눴다. 김수현은 고 김새론에게 "보고 싶어" "실제로 (뽀뽀) 해줘" "언제 너 안고 잠들 수 있어" 등의 말로 스킨십을 요구하거나 애정을 표현했다. 이로써 '성인이 된 이후 교제했지만 미성년자 시절에 교제한 적 없다'는 김수현 측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공개한 또 다른 카카오톡은 2018년, 고인의 생일이 지나지 않아 18세(만 17세)일 때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김수현과 나눈 대화였다. 김수현이 고인에게 애칭과 함께 "보고 싶다"고 하거나 약속을 깨서 미안해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인은 12세 나이 차의 김수현에게 '야'와 같은 호칭을 사용해 '반말'로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고,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고 걱정을 하는 등 교제 관계에 있는 남녀 간 대화와 다름 없었다.

김수현 측은 군 복무 시절 김수현이 고인에게 보낸 편지에 별명과 함께 '보고 싶다'고 적은 것에 대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가벼운 의미로 했던 표현"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카카오톡 대화로 이 같은 해명 역시 설득력을 잃었다.

김수현은 지난 27일 유족 측 기자회견에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처음 밝혀진 지 이틀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키는 중이다. 당연히 침묵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불리해지고 있다.

일단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들은 모두 재구성됐지만, 존재하는 원본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 유족 측 설명이다. 가세연 또한 고 김새론이 과거 노트북과 휴대폰을 모두 보관하고 있어 카카오톡 원본 데이터뿐 아니라, 캡처본까지 상당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개한 메시지의 기간을 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광범위한 수준이다. 앞으로 또 어떤 내용들이 나올 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 다른 쟁점인 '7억 원 변제 압박' 의혹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타임라인을 따져보면 실제로 고 김새론이 이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증거를 유족 측이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5일 보낸 1차 내용증명에는 고인이 1년 1개월 만에 7억 원을 갚기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 시한이 지났으니 만약 변제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약 10일 간 김수현과 그 소속사는 전원 연락두절 상태였다. 고 김새론은 지인에게 "죽으란 거 아니냐"라며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배상액 관련 계약에 있어 의문도 제기했다. 분명히 배상액이 7:3 비율로 30%는 회사가 부담하게 되어 있는데 자신(고 김새론)이 100% 부담하도록 사기를 쳐서 계약서를 썼다는 것이다. 문제의 채무 계약서도 '매년 연장을 하고 이자가 없다고 해서 돈을 빌렸는데, 연락 두절이 되어서 계약 연장이 되지 않으니까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걸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결국 24일 고 김새론이 SNS에 김수현과 볼을 맞댄 사진을 올리자 그제야 연락이 닿았다. 김수현 측은 고인과의 열애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고, 고인은 '셀프 열애설'이라며 조롱 당했다. 이에 고인은 지인에게 "상담센터에 전화했다. 너무 죽을 거 같다. 왜 나한테 욕하나. 내가 뭘 잘못했나"라고 한탄했다.

이 때 김수현 측과 소통했던 고 김새론 소속사 대표 A씨에 따르면 김수현 측 변호사에게 "갚을 능력이 없으니 복귀하면 (수익에서) 10%든, 20%든 그 때 협의를 하자"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잘 마무리됐다.

그런데 25일 고 김새론은 또 다시 SNS에 김수현 관련 사진을 올리지 말고, 채무와 관련해 변호사를 제외한 김수현 측에 연락을 하지 말란 취지의 2차 내용증명을 받았다. 채무변제 방식과 시기는 협의가 가능하단 내용도 있었다.

이날 고 김새론은 지인에게 "7억 원 채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소송만 취하한 거고 7억 원 그대로"라며 "죽고 싶다"라고 했고, 지인은 "김수현이 서른살에 중학교 김새론과 만났다는데 사람으로서 할 짓이냐고 하고 다닐까"라며 분개했다.

김수현 측은 고 김새론의 SNS 사진을 거치며 달라진 1·2차 내용증명이 모두 고인의 채무 탕감을 위한 형식 절차였단 입장이다. 일단 7억 원이 대손충당금 처리된 재무재표를 공개하며 1차 내용증명은 고 김새론에게 채무 상환 능력이 없음을 증명해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한 형식 상 문서였다고 반박했다. 또 2차 내용증명에 '채무변제의 방법, 시기 등에 있어 전향적으로 협의할 의사가 있으니 가능한 일정을 알려달라'는 내용 역시 '변제를 독촉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직 '채무변제를 독촉했음에도 회수할 수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실제 채무가 변제된 것은 아니었다. 김수현 측의 변호사가 보낸 문자에도 그런 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내용만 따지면 채무는 그대로 남아 있되, 갚는 방법이나 기간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뿐이다. 채무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 독촉 당할 여지는 있었던 셈이다. 고 김새론은 불안감과 압박을 느꼈고, 자신이 올린 사진에 김수현이 불쾌할 것을 우려해 사과와 호소가 담긴 편지를 작성해 자택까지 찾아갔다. 결국 만남이 불발되자 이는 극단적 시도로 이어졌다.

고 김새론은 말이 없지만, 고인이 남긴 수많은 대화들은 두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하나는 '미성년 교제', 더 나아가 형사 처벌은 없어도 '그루밍 성범죄'로서의 가능성 그리고 '7억 내용증명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가중'이다.

유족 측 변호사는 "(카카오톡을 보면) 안고 자는 것 이상을 의미하는데, 사귀는 관계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김수현에게 어떤 관계인지 묻고 싶다. 당시 김새론은 만 15세였다. 미성년자 시절 사귄 게 아니라면 그루밍 성범죄를 한 거냐"라고 되물었다.

지금까지 김수현 측은 유족 측의 주장과 증거에 반박만 급급했다. 물론, '교제 유무'만 해도 처음과 말이 달라져 신뢰를 잃었으니 방어 만으로 충분한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 더욱이 이전까지는 양측의 주장이 더 크게 대립하고 있었다면 이제 유족 측에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거나, 아니면 '인정'하고 '교제'부터 '미성년 교제'까지의 거짓말을 사과하거나 두 가지 길 밖에 남지 않았다.

유족 측 변호사는 "김수현은 처음에 '사귄 적이 전혀 없다'고 거짓말하다가, 이제는 '성인 이후 사귀었다'라고 다시 거짓말하고 있다. 유족들은 증거자료를 제시함으로써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마음이다. 오늘 기자회견 후 유족들은 더 이상 무의미한 진실 공방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사태가 지금에 이르는 동안 김수현은 소속사와 법무법인을 통해서만 입장을 전했다. 이제 뒤에서 나와 '결자해지' 해야 할 시점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모두가 납득할만한 '종지부'를 찍는 것은 김수현 스스로에게 달렸다. 그것이 지난 18년 동안 김수현을 사랑해 준 대중을 향한 예의, 그리고 사망한 딸의 지난 메시지까지 들춰볼 수밖에 없었던 고 김새론 유족을 향한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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