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신임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2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카니와의 통화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카니와 아주 생산적인 얘기를 나눴다”며 “4월28일로 예정된 캐나다 총선이 끝나면 즉시 카니와 만나 정치, 무역 등 모든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총리실 역시 “두 지도자가 선거 직후 새로운 경제 및 안보 관계에 대한 포괄적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총선 결과에 따라 현 집권당인 자유당이 정권을 내놓을 수 있는데도 트럼프가 카니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못박은 것은 사실상 카니 그리고 자유당의 승리를 응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풍잎이 그려진 캐나다 국기(왼쪽)와 미국 국기 성조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그가 주도하는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이웃나라 캐나다의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다. SNS 캡처 |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대화는 예상과 달리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트럼프는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항상 캐나다를 사랑해왔다”며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와 미국 간에 상황이 매우 잘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겨냥해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는 것이 어떤가”라고 조롱하며 그를 총리 대신 ‘주지사’(Governor)라고 호칭한 점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2일을 기해 캐나다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등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일각에선 “캐나다 자동차 공장에서 최소 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캐나다도 그에 맞서 미국산 자동차 등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맞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