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
중국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의 지난해 4분기 신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글로벌 5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도 테슬라를 밀어내며 전기차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테슬라가 미국과 유럽의 불매운동 영향을 받고 있는 사이 BYD는 초고속 충전 전기차 신형모델을 출시하며 향후 매출확대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BYD에 대한 중국정부의 역외 보조금 지원 의혹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해외 공장을 통한 관세장벽 우회전략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Q 신차판매 5위…연매출 테슬라 추월
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의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신차 판매 순위에서 BYD는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1위 도요타(292만대)를 시작으로 폭스바겐(250만대), 현대·기아차(183만대), 제너럴모터스(GM·174만대), BYD(152만대) 순이었다. 중국업체가 5위권 내에 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BYD의 전기차 분야 최대 경쟁업체인 테슬라는 4분기 신차판매량이 49만5570대에 그쳐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도 BYD는 1070억달러(약 156조9000억원)를 기록, 전기차 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 매출은 977억달러에 그쳤다.
BYD의 주력제품인 저가용 전기차 모델이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체 BYD의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대비 43.4% 급증한 413만7000대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중국에서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V) 등의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저비용 차량용 배터리 강점을 지닌 BYD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주가 42% 급등…'5분 충전' 배터리 기대감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BYD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서 BYD의 주가는 27일 기준 386.50 위안을 기록해 연초 271.10위안 대비 42.5% 급등했다. 특히 BYD가 최근 충전시간을 대폭 줄인 신형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뛰었다.
BYD는 수퍼E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을 최저 27만~28만위안(약 5400만~5500만원)에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15분 충전으로 275㎞를 주행하는 테슬라의 슈퍼차저, 10분 충전으로 325km 주행이 가능한 벤츠 CLA 전기차 등 경쟁업체들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BYD가 충전시간을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시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하면 앞으로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교통운수부처의 전기차 및 충전소 정책지원 등이 강화될 것을 고려할 때, 올해 중국 내 전기차 보급률이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BYD는 주요 수혜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EU의 관세공격 본격화…우회수출 막힐까 우려
BYD가 전기차 탑재용으로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의 모습. BYD 홈페이지 |
다만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으로 떠오른 BYD에 대해 미국과 EU의 견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관세문제 등 무역마찰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BYD가 헝가리 남부 세게드 지역에 세우고 있는 전기차 공장에 대한 불공정경쟁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역외 보조금을 불공정하게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U는 2023년부터 역외보조금규정(FSR)을 도입해 특정 정부가 해외공장에 불법보조금을 지급한 경우 보조금 상환과 벌금, 일부 자산매각 등 제재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EU는 중국산 전기차 관련 불공정 경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기본 관세 10% 외에 업체별 최대 35.3% 수준의 추가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BYD에 내려진 추가 관세율은 17%였다.
해당 공장은 BYD의 유럽 내 첫 생산거점으로 2024년 1월부터 투자를 시작한 공장이다. 40억유로(약 6조3300억원)가 투입됐다.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가동해 전기차를 연 2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EU의 수사결과 역외 보조금 수령 혐의로 제재를 받을 경우 공장 가동 시점은 크게 늦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북미 거점공장으로 설립을 계획 중인 BYD의 멕시코 공장은 중국 정부의 설립계획 승인 연기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을 빌미로 승인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FT에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BYD의 전기차 기술이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승인을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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