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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로비' 포스터 |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색다른 소재를 극 영화로 풀어낸 영화가 연이어 개봉, 극장 살리기에 나선다.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승부'와 골프를 다룬 한 '로비'다.
지난 26일 개봉한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90년대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80~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바둑을 다루고 있어 그 시대를 기억하는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 속에는 조훈현과 이창호, 또 조훈현의 라이벌인 남기철(조우진 분)의 대국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대국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는 바둑이라는 소재를 조훈현과 이창호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극 중 조훈현은 정석적이면서도 공격적이고 화려한 기풍을, 이창호는 실험적이면서도 방어적인 바둑 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설명된다. 이를 통해 바둑을 잘 모르는 이들도 사제간의 차이점에 대해 이해하고 영화 속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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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스틸 컷 |
그뿐만 아니라 '승부'에서는 영화 속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바둑의 용어를 자막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승부'의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의 드라마가 주된 이야기라 생각했고 거기에 끌려서 선택했지만, 바둑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친절한 설명을 넣었고, 경기의 흐름만 잡고 갈 수 있게 한다면 인물의 감정과 드라마를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오는 4월 2일 개봉하는 '로비'는 골프를 소재로 했다. '골프 접대'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룬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에 이은 배우 겸 감독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는 '골프 접대'의 상황, 갑과 을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모든 일을 유머의 소재로 사용했다. 주인공 창욱이 골프를 전혀 알지 못하는 초짜로 나오는 만큼, 영화에서는 골프를 접하지 않은 관객들도 눈치껏 이해할 수 있도록 상황으로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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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스틸 컷 |
예컨대 창욱이 "나이스 온(친공이 그린에 잘 올라갔다는 의미)"을 남발하면 "온을 빼고 나이스만 하라"고 조언하는 박 기자(이동휘 분)의 모습이라던가, 직원이 '알까기'(원래의 공이 아닌 다른 공을 사용하는 부정행위)를 로비 초짜 창욱에게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모습 등을 통해 대강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블랙코미디인 '로비'는 골프장에서 '접대'를 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한 작품인 만큼,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연출자 하정우는 "'로비'는 골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로비' 접대에 관한 이야기"라며 "골프장이 광활하지만 은밀하다, 플레이어 네 명과 캐디 한 명이 넓은 골프장에서 은밀하게 사생활을 보호받으면서 플레이가 이뤄진다, 넓지만 은밀하고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공간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에 적합한 배경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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