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8일 서울 구로구 개봉2동 주민센터에서 구민들이 구로구청장 선출을 위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5.3.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민심을 엿볼 수 있는 4·2 재·보궐 선거가 29일로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특히 수도권 민심을 알 수 있는 서울 구로구와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권에서도 동시에 진행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28일) 시작된 4·2 재보선 사전투표는 이날까지 진행된다.
이번 재보선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윤 대통령 파면 시 확정되는 조기 대선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힘 없는 구로구청장 선거…진보 3파전
수도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에서만 3명의 후보가 붙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인홍 전 서울시 의원이 출마했고 조국혁신당은 서상범 법률위원장을 내세웠다. 진보당은 최재희 지역위원장이 등판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자유통일당 이강산 청년최고위원이 후보로 나섰다.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면서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당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유죄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사면되자 다시 그를 보궐선거 후보로 다시 내세웠다.
그 결과 김 전 구청장은 17.15%포인트(p) 차로 진교훈 민주당 당시 후보에게 대패했다. 해당 보궐선거는 이듬해 있던 총선 전초전 격이었고 실제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찬탄 vs 반탄' 아산시장 선거…'캐스팅보트' 역할
'민심 풍향계'인 충청권에서는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가 실시된다. 5·6·7회 지방선거에서 아산시장은 민주당계 정당이 차지했지만 2022년에 치러진 8회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오세현 전 아산시장, 국민의힘에서는 전만권 전 천안부시장, 새미래민주당에서는 조덕호 충남도당위원장이 출마한다.
오 후보는 선거 출정식에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탄핵 찬성 표심을 자극했다. 반면 전 후보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등 보수세력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산이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고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선거 당시 다른 지역에서는 상대 후보와 0.7%p 차로 뒤지고 있었지만 마지막에 아산에서 안 전 지사에게 몰표를 던져줘 2%p 차로 당선됐었다"고 전했다.
4·2 담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8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주민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5.3.28/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
김천시장, 진보에 어부지리?…거제도 치열
경북 김천시장 재선거는 황태성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상임부의장과 배낙호 전 국민의힘 김천시의장, 무소속 이선명 전 김천시의원, 이창재 전 김천시 부시장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김천지역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되는 분위기이지만 이창재 전 부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만큼 보수 유권자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선명 전 시의원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돼 황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거제시장 재선거는 민주당 소속 변광용 전 거제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박환기 전 거제부시장이 맞붙었다. 여기에 무소속 김두호, 황영석 후보도 뛰어들었다.
경남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지만 거제는 그중에서도 진보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김해에 이어 두 번째로 민주당 표가 많았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인 2018년 7회 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변 전 시장이 당선된 바 있다.
담양군수 선거, 민주 vs 혁신 혈투
진보 텃밭인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재종 후보가, 혁신당은 무소속 3선의 담양군의회 의장 정철원 후보가 출마했다.
호남 지역은 22대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 기조가 뚜렷했던 만큼 박빙의 대결을 보인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당 대표가, 혁신당에서는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서 선거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부산교육감도 '진영 간 대결'
정당 개입은 금지돼 있으나 부산교육감 재선거도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보수 진영은 단일화 실패로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이, 진보 진영에선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이 뛰고 있다.
정 후보의 출정식에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손현보 세이브코리아 대표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좌파 이념 교육으로부터 부산 아이들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교육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며 "이번 선거는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을 가리는 선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이 워낙 관심도가 낮은 데다 대규모 산불 등 다른 이슈에 덮여 '민심 가늠자'로 삼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보선은 대체로 투표율이 30% 정도로 낮고 관심도도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주민들도 선거 후보들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부터 4·2 재·보궐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선에선 부산시교육감을 비롯해 구·시·군의 장선거, 시·도의회의원 선거, 구·시·군의회의원 선거가 이뤄진다. 다수 의석 순으로 더불어민주당 1번, 국민의힘 2번, 조국혁신당 3번, 개혁신당 4번 등 4개 정당이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받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jaeha6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