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라마단을 맞아 열린 이프타르 만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3.2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차와 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부과 시점은 다음 달 3일 0시부터다. 트럼프는 기존의 무역 협약을 깡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관세 법칙'을 강요하고 있다. 트럼프가 서명한 포고문을 보면 명확하다.
△ '자동차 및 부품의 미국 수입 조정'에 관한 포고문
▶ I am also advised that agreements entered into before the issuance of Proclamation 9888, such as the revisions to the United States-Korea Free Trade Agreement and the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 have not yielded sufficient positive outcomes.
트럼프는 과거의 무역협정이 미국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특정 자동차 부품의 수입으로 인한 국가안보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며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의 무역 사기꾼(trade cheaters)들이 미국을 외국산 부품의 저임금 조립 공장으로 만들었다"며 한국·일본·독일을 지목해 "이 국가들이 미 기업의 해외 자동차 판매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미국에 있어 동맹국인 동시에 불리한 교역국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로이터=뉴스1 |
트럼프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이야기는 조금 더 노골적이다.
△26일(현지 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
▶They've taken so much out of our country, friend and foe and frankly, friend has been oftentimes much worse than foe.
=그들은 친구든 적이든 우리나라에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 솔직히 말해 친구는 종종 적보다 훨씬 나빴다.
트럼프의 워딩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관세는 일종의 '정상화'다. 동맹, 무역협정의 이름으로 미국의 일자리와 무역수지를 훼손시킨 나라들로부터 빼앗긴걸 되찾아오는 도구다. 그는 자동차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도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행정명령"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고,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우리 부를 빼앗고... 수년간 가져간 국가들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향후 자동차 관세가 철회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100% 영구적"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한 곳에서만 생산되는 자동차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정책 지속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관세 조치로 한국 자동차산업도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다. 한국 전체 자동차 수출의 49.1%가 미국으로 간다. 금액으로 따지면 347억달러(51조원)어치다. 그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5%의 높은 관세를 물게 된다. 이번 '트럼프 관세' 조치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면 수출이 20%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관세 효과를 단기간 내 예측하기 어렵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자동차 관세)는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열도록 장려할 수 있지만, 공급망을 붕괴시키고 미국 소비자의 비용을 크게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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