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사장을 살해한 한 청과물 업체 사장 이야기가 전해졌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
최씨가 상철씨를 쫓아가고 있는 CCTV 장면.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 40대 남자가 경쟁업체 사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두 가게를 오고 가는 지역 주민들의 험담이 전달되면서 두 사람의 원한이 깊어졌던 것이다.
28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727회에서는 '한 동네 두 청과물 가게, 남자는 왜 경쟁업체 사장을 살해했나'를 주제로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일어난 살해사건이 전해졌다.
피해자는 8년 째 D마트를 운영 중인 정상철 씨(가명, 65세)다. 상철씨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선점하기 위해 매일 새벽 3시 시장으로 출근을 했다. 이때 아파트에서 나오는 틈을 타 피의자 최 모씨(40대)가 얼굴과 머리 곳곳에 흉기를 찔렀다.
하지만 두 사람을 아는 사람들은 최씨의 주장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 연락을 하기는 커녕 전화번호 조차 저장되어 있지 않은 사이였다.
최씨의 아내는 "상철씨가 남편 가게에 손님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며 가게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녔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상철씨 가족측의 입장은 달랐다. 상철씨 아들 정훈씨는 "이미 동네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씨네 가게에 대해 험담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두 가게는 봉투 색깔로 전쟁을 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최씨는 파란색, 상철씨는 노란색의 봉투를 각각 사용하며 손님들이 다른 색깔의 봉지를 들고 있으면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동네 주민은 "상철씨한테 파란 봉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멀리 돌아서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씨와 상철씨는 '봉투 색깔'로 경쟁을 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
최씨 가게의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고 급기야 주변에 돈을 빌려서 물건을 떼야할 정도로 장사가 되지 않았다. 이후 최씨는 부업으로 배달대행 일까지 시작했다.
그쯤 최씨의 지인은 최씨로부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씨가 콧김을 씩씩 불며 "누구 하나 죽여버리겠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지인은 "D마트 사장이라고는 말을 안했지만 느낌이 왔다. 문제가 그 둘 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상철씨 지인들은 "(상철씨가) 남의 말을 할 사람이 아니다. 말이 없다. 험담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험담에 대한 소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최씨의 아내에게 찾아가 험담의 근원에 대해 물었다. 상철씨가 했다는 험담의 내용은 최씨 부부가 직접 들은게 아닌 주위에서 들은 것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S마트에 가면 할머니나 어른분들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사람들이 서로 안좋은 말들을 많이 옮겼다"고 증언했다.
즉 상철씨의 입에서 나온 작은 말이 여러 사람을 통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최씨에게 전달됐던 것이다. 말이 와전되면서 최씨에게는 상철씨에 대한 오해가 점점 쌓였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yourgenie@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