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강진이 발생해 태국에서 건설 중인 고층 빌딩이 무너지고 중국 남부까지 영향을 미쳐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8일 낮 12시 50분(현지 시간)쯤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 지점은 인구 120만 명인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에서 각각 서남서쪽으로 33㎞, 북북서쪽으로 248㎞ 떨어진 곳이다.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진원의 깊이를 10㎞로 관측했다.
미얀마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래 현재까지 내전 중이어서 취약한 치안·의료 시스템 속에 대규모 피해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순다판, 이보다 작은 버마판 등 최소 4개 지각판 사이에 끼어 있어 이전부터 지진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미얀마를 통치하는 군사 정권은 이날 6개 피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했다.
강진의 파장은 미얀마 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태국 재난예방부는 전국 대다수 지역이 진동을 느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진앙지에서 1000㎞ 이상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의 짜뚜짝 시장 근처에서는 건설 중이던 30층 높이의 빌딩이 붕괴하는 일도 일어났다. AP 통신은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9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인구 170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고층 아파트에 사는 방콕에서는 콘도·호텔의 투숙객들이 계단을 이용해 긴급 대피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지진의 여파를 살피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태국 항공 교통 관제국은 이날 태국 전역의 공항에 비행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발동했고 태국 증권거래소는 매매를 중단했다.
진동은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중국 남서부 윈난성에도 있었다. 중국 라디오방송은 윈난성 루이리시에서 건물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CNN은 중국 SNS 사용자들이 광시성에서도 진동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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