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 여파로 태국 방콕의 한 고층건물이 붕괴한 모습. 2025.03.28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서울=뉴스1) 최동현 김도엽 김근욱 김승준 김지완 기자 = 미얀마에서 28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은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강진의 여파가 태국 방콕까지 도달한 상황이라 정부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1>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접수된 미얀마 진출 국내 기업의 피해는 0건이다. 대다수 국내 기업은 진앙인 사가잉주에서 600㎞ 이상 떨어진 경제특구 양곤에 밀집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양곤에 판매 지사를 운영 중으로 물적·인적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자동차 자동차조립공장과 포스코스틸리온 도금·컬러강판 공장 역시 양곤에 위치한 덕에 피해 없이 가동 중이다.
미얀마에 진출한 금융사들도 대부분 양곤에 현지 사무소를 둬 피해에서 비켜났다. 다만 국민은행 미얀마 MFI(소액 금융 기관)의 일부 지점은 사가잉주와 인접한 곳이 있어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금융사는 △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수협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등이다.
롯데호텔과 롯데GRS,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들과 CJ제일제당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웰푸드의 일부 지점은 지진으로 벽에 균열이 생기는 경미한 피해를 봤으며, 현지 직원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은 이유 중에는 '미얀마 내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는 현재까지 내전 중인데,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미얀마 사업을 접거나 잠정 중단한 상태다.
내전으로 사업이 축소된 것이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강진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다. 현지에 공장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내전으로 공장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인적·물적 피해가 없다"고 전했다.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에서 7.7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수도 네피도의 한 병원 부지에서 의료진이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2025.03.28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
다만 강진 피해가 인접국인 태국·라오스·베트남 등으로 번지고 있는 데다, 아직 파악되지 않은 피해가 있을 수 있어 정부와 기업은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현지 상황을 주시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사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아직 인적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으며 물적 피해는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대부분 양곤에 자리 잡고 있어 큰 피해는 없겠지만, 일부 비료 공장 등은 물적 피해를 볼 수 있어 추가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트라도 강진 발생 직후 미얀마 양곤, 태국 방콕, 라오스 비엔티안, 베트남 하노이·호찌민 사무소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나 다시 현장에 복귀시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낮 12시 50분쯤 미얀마 사가잉시에서 북쪽으로 약 16㎞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10㎞다.
지진 여파로 태국 방콕에서는 공사 중이던 30층짜리 정부 기관 고층빌딩이 무너져 최소 43명의 현장 근로자가 매몰됐고, 태국 증권거래소도 셧다운됐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직 사상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USGS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을 확률을 7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닛산은 태국 방콕 근교에 있는 공장을, 혼다는 태국 중부 아유타야에 있는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토요타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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