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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이변 없는 승리…'이사회 장악' 더 공고해진 경영권 방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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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고려아연 노조 및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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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고려아연 노조 및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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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손쉽게 승기를 잡았다. 법의 허점을 파고든 묘수와 꼼수가 난무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는 치열한 수싸움이 무색하게 최대주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 허무하게 끝이 났다.

고려아연은 28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 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열었다. 당초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이날 주총은 예정시간을 2시간 30분을 훌쩍 넘긴 11시34분이 되어서야 개회됐다.

이날 주총에선 고려아연이 제안한 '이사 수 19인 제한' 안건이 통과된 가운데 최 회장 측 인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 10명, 영풍 측 인사 4명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의결권 향방 '오리무중'…2시간 반 지연 끝에 개회



이날 표 대결의 쟁점은 영풍의 의결권이었다. 직전까지 팽팽한 의결권 대립이 이어지면서 쉽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날(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최 회장이 손쉽게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도 '이사수 19명 제한' 안건에 찬성하면서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고려아연-썬메탈홀딩스(SMH)-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 따라 영풍과 SMH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영풍은 보유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을 이번 주총에서 행사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같은날 밤 10시경 영풍이 주식배당으로 '상호주 관계'를 해소하고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의결권 향방은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주총 당일 오전 2시간 30분정도 개회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양측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자칫 지난 1월 임시주총 때처럼 파행의 전운도 감돌았다.

영풍·MBK는 "최윤범 회장 측이 내부거래 통해 SMH의 영풍 지분 늘리려 고려아연 정기주총 고의 지연 시키고 있다"며 "영풍정밀 등 내부자로부터 페이퍼컴퍼니인 SMH로 주식을 양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고려아연은 "상대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법원에서 파견된 검사가 참관 하에 검수하는 과정이 길어진 것"이라며 "현재 주주들의 주총장 입장이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제한 강행…고성 난무한 주총장



막상 개회가 되자 고려아연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강행하면서 이변없이 주도권을 잡았다.

이날 오전 SMH는 케이젯정밀로부터 영풍 주식 1350주를 한 주당 44만4000원에 장외매입해 다시 10.03%로 늘렸다. 영풍의 지분율을 10%대로 끌어올리면서 하루 만에 다시 상호출자관계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됐다.

장내는 삽시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주주들은 서로 의장에 발언권을 달라며 소리치며 혼돈, 그 자체였다.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풍 대리인인 이성훈 베어커멕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SMH가 영풍 주식을 매입한 경로, 매입 시점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영풍 주식 취득 소식을 통보받지 못했기에 상호주 적용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그러자 고창현 고려아연 법률대리인은 "오전 8시 54분에 잔고 증명서를 발급했고, 영풍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로도 영풍 측 대리인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안건 상정이 지연되자 속행을 요구하는 일부 주주와 발언권을 요구하며 소리치는 주주들 사이에 고성이 오고가며 혼란이 이어졌다.

최윤범 회장, 이사회 장악…'10:4' 경영권 방어 유리



이날 주총에선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 최윤범 회장이 재차 이사회 장악에 성공했다. 일단 최 회장이 승기를 잡았지만 재차 불거진 양측의 법정싸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번 이사 선임 투표는 지난 1월 임시주총 의결에 따라 집중투표제로 표결됐다. 또 이날 정기주총에서 19명의 이사 수 상한 안건이 의결되면서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이사 수는 8명으로 확정됐다.

표결 결과 최 회장 측은 바람대로 추천한 5명 이사를 모두 선임했다. MBK·영풍 측은 인사는 17명 후보 가운데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등 3명만 선임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직무집행이 정지된 4명을 제외하면 최 회장 측 이사 5명, 영풍 측 이사 1명의 구도다. 이날 신규 선임된 이사를 더하면 고려아연 10 대 MBK·영풍 4의 구도로 재편된다.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더 공고히 한 셈이다.

다만 최 회장이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에 승기를 잡더라도 향후 법적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풍·MBK는 이미 전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 판결에 항소 등 법적 절차를 이어 나갈 뜻을 밝힌 상태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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