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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명 중 4명 이상이 온라인상에서 욕설, 성희롱 등 사이버폭력 가해·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대별로 보면 중학생과 20대가 사이버폭력을 많이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11월 초등 4학년~고등 3학년 청소년과 만 19~69세 성인 등 총 1만7007명을 대상으로, 집단면접, 온라인 조사, 가구방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소년 가해 경험률은 5.7%로 재작년 4%에 비해 1.7%p 증가했으며 피해 경험률 20.3%로 재작년 21.6%에 비해 1.3%p 줄었다. 가·피해를 모두 경험한 비율은 16.7%로 재작년 15.3%에 비해 1.4%p 늘었다. 성인은 가해 경험률 3.3%, 피해 경험률 8.6%, 가·피해를 모두 경험한 비율은 1.6%였다.
가해 경험률과 피해 경험률은 재작년보다 각각 2.5%p, 2.8%p 늘었다. 가해 유형은 사이버 언어폭력이 청소년(18.4%)과 성인(3.4%)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소년의 경우 욕설(44.8%)과 희롱 및 조롱(각각 19.6%), 성인은 희롱(35.1%), 조롱(28.5%), 욕설(21.5%) 순으로 피해를 경험했다.
방통위는 수치 증가에 대해 “성별·장애·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편견과 차별을 표현하는 ‘디지털 혐오’나 불법 영상물이나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부정적 콘텐츠에 노출되는 정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별과 연령별로 보면,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가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이 많았다. 중학생은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이 42.1%, 가해 경험이 27.2%였고 20대는 피해 경험이 13.4%, 가해 경험이 7.7%로 나타났다.
가해 경험은 청소년의 경우 중·고등학생에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사이버폭력이 발생하는 주요 경로는 청소년·성인 모두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였으며, 특히 청소년은 가상융합세계(메타버스) 상에서 경험이 가해의 경우 재작년 1.9%에서 16.2%로, 피해의 경우 2.4%에서 18.5%로 큰 폭으로 늘었다.
사이버폭력을 가하는 이유로는 청소년·성인 모두 각각 38.5%, 40.3%의 비중으로 ‘보복’을 꼽아,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기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청소년 24.2%, 성인 30.7%)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이유가 없거나, 재미·장난으로도 사이버폭력을 행하고 있어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등 7개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범부처 실무협의회’를 통해 사이버폭력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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