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로비' 김의성이 자신의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연기 고충을 드러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로비'의 주연 배우 김의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 워크하우스 컴퍼니·필름모멘텀,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주)·위지윅스튜디오(주), 배급 ㈜쇼박스)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롤러코스터'로 첫 연출작을 선보이며 감독으로 데뷔한 하정우가 '허삼관'(2015)을 거쳐 10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연출 작품이다.
김의성은 올해 초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로 큰 사랑을 받았고, 티빙 예능 '김의성의 소도시 술집만행'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여기에 디즈니+ 시리즈 '파인' 공개도 앞두고 있다.
김의성은 "하정우 감독의 유머 코드가 나한테는 너무 하이코드라서 어려웠다.(웃음) 그 코드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허들이 있었다. 그래도 감독 하정우와 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동안 후배 하정우와 오랜시간 쌓은 인연이 있었다.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로비'는 촬영 전 리딩을 엄청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 영화가 하정우 작품이라는 생각을 최대한 안 했다. 그런 생각 없이 캐릭터에 맞춰서 진지하게 찍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신을 캐릭터를 보고 '이게 뭐지?' 싶었다는 김의성. 그는 "사회에서 아저씨로 살아가면 누구나 약점이 있는데 그렇게 크게 악의를 갖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결과를 낳더라. 난 배우로서 캐릭터를 사랑하고 남들이 손가락질 해도 기본적으로 내 캐릭터를 사랑한다. 아니면 누가 사랑하겠나.(웃음) 이번 역할도 비극적 결함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정말 나타난 결과물이 너무 심각하더라.(웃음) 진짜 평소에도 살 때 더 조심해야겠다,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도 하면 안되겠다, 담백하게 겸손하게 무해하게 살고 행동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속 최실장은 젊은 여성 골퍼 진프로에게 끊임없이 치근덕대는 인물이다. 본인은 선의라고 생각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정반대로 비춰진다.
김의성은 "결과물을 보니 징그럽다. 리딩할 땐 '이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겠나?'가 걱정이었다. 별 거 아닌거 같은데 같이 있는 배우들이 막 웃더라. 하정우 감독도 '그냥 그대로 하시면 될 것 같다' 했다"며 "개인적으로 나쁜 아저씨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선의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객관화 됐을 때 얼마나 끔찍한가를 보여준다. 선의는 상대방이 우선시 돼야한다. 그리고 본인 입장에선 (진프로에게) 사랑 고백이지만, 성추행에 가까운 대사를 하는데, 한 테이크로 쭉 찍어야 했다. 그 장면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번에 그냥 찍었다"며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한편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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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