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은 전임자인 유강남(롯데)보다 지난 2년간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LG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2023년 130경기에서 타율 0.249, 20홈런, 7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감격적인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도 130경기에서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면서 공·수 모두 대활약을 선보였다. 특별한 부상 없이 LG 안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데다 클러치 능력까지 갖췄다. 체감적인 활약상은 그 이상이다.
올해도 LG의 주전 포수로 시즌을 시작한 박동원은 출발이 좋다. 시즌 첫 5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3타점으로 정상적인 준비를 마쳤음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LG의 시즌 초반 마운드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염경엽 LG 감독은 그런 박동원이 팀의 미래까지 쥐고 있다고 단언한다.
실제 LG는 현재 앞으로 기대를 모으는 투수 자원들은 많지만, 아직 완성이 덜 됐다. 스타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그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투수들이 스스로 그 벽을 순식간에 돌파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칭스태프나 동료들의 도움도 필요하고 때로는 운도 중요하다. 박동원이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끌어주길 바라고 있는 염 감독이다. 박동원의 올해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선수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박동원은 27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기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팀에 좋아져야 할 선수들이 몇 명 있다”고 인정했다. 박동원이 봐도 좋은 선수들인데, 아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동원도 어떻게 하면 이들을 더 좋은 퍼포먼스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사이드암 박명근(21)이다. 2023년 신인 시즌 당시 거침없는 투구로 LG 불펜에 활력소를 불어넣은 박명근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다. 시즌 33경기에서 2승2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6.39에 그쳤다. 박동원은 “제일 첫 번째 생각한 선수가 명근이다. 이전에 잘 던졌는데 부상으로 구위가 조금 떨어졌다. 신인 시즌일 때는 처음 보는 선수이기 때문에 타자들이 쉽게 승부하기 힘들었겠지만, 이제는 자주 만나면 눈에 익는 게 있다”면서 “명근이한테 어떻게 보면 새로운 구종이나 코스로 공략을 해야 하고 캠프 때부터 계속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던지다 보면 그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하나의 예를 들었다.
단순히 조언한 하는 게 아니라 같이 뛰었다. 박동원은 “일단 좋은 선수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을 때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나를 믿고 연습을 해줬다. 캠프 때부터 연습이 잘 됐다”고 후배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박동원과 캠프 내내 땀을 흘린 박명근은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더니 정규시즌 첫 두 경기에서도 역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염 감독이 기대하는 박동원 효과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박동원이 LG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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