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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유상증자 100% 참여 결정, 오너家 승계 위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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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주주가치 제고 및 대주주 책임 다하기 위해 참여"
"한화에어로 지분가치 희석 방지, 경영권 승계 편의 등 다중 포석"
"참여하려면 대규모 차입…㈜한화 주가 내리면 삼형제 지분 추가 취득시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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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례없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한화가 9800억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배정물량 100%를 참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그룹 경영권 승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한화는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경영권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다중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 에어로 유상증자 100% 참여 결정…재무부담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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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배정물량 100%를 참여하기로 의결했다.
한화는 지분율(33.95%)에 따라 회사에 배정된 신주 162만 298주를 주당 60만 5천원에 인수한다. 현재기준 총액은 9803억원으로 발행가액은 변동(5월 29일 확정) 가능하다. 한화는 보유 현금과 금융 조달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의 현금성 자산은 2298억원에 불과해, 신주 인수를 위해서는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하다.
한화 김승모 대표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과감한 투자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자회사의 성장으로 한화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동시에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문제는 신주 인수를 위한 차입이 회사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의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194.3%, 연간 이자 등 금융비용은 2천억원 가량을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경우 비용 부담에 따른 재무부담은 더 확대된다.
이에 한화의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참여는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김승연 회장(22.65%)과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4.91%),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1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14%) 등 총수 일가가 한화를 지배하고, 한화가 한화솔루션(36.31%), 한화에어로(33.95%), 한화생명(43.24%), 한화갤러리아(36.31%), 한화호텔앤리조트(49.80%)를 지배하는 구조다.

한화오션은 한화가 직접 지배하지 않고 한화에어로가 한화오션을 지분을 30.44% 보유하는 형식으로 간접 지배하고 있다.

"대주주 책임 다하려 참여? 안 하면 지배력 희석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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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희석해 직·간접적인 손실을 끼친다고 평가 받는데 한화가 한화에어로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보유 지분이 희석된다. 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한화오션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화가 신주 인수에 참여하는 중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한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한화에어로에 대한 지배력이 희석되고, 이는 곧 핵심 자회사인 한화오션에 대한 지배력 희석으로 이어진다"며 "한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화가 한화오션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도 있겠지만, 그 경우 그룹의 지배구조가 더 복잡해진다"며 "삼형제에게 그룹을 나눠줘야 하기 때문에 그 방식보다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건드리지 않은 선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참여가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인 천준범 변호사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한화는 대규모 차입을 해야하는데 재무구조가 악화되면 주가가 떨어진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김동관 부회장 등 한화그룹 삼형제가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한화 지분을 상속받거나 한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한화 주가가 떨어지면 이들에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 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지적에 대해 한화는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참여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유상증자 적극 지원"→"당위성 등 기재 부족"


유상증자의 배경을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태도를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한화에어로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

"자금조달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초창기 입장과 달리 "유상증자의 당위성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상세히 들여다볼 것을 예고한 것이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점심사 절차에 따라 대면 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유상증자 당위성과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정정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등에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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