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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선수 “개과천선 하도록” 정신 나간 독립야구단 대표, 복귀 강행 질타...땀의 가치 잊었나? [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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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한 독립 야구단 대표가 성범죄 전력으로 야구계서 퇴출된 전 프로 출신의 서준원의 입단과 복귀를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7일 야구계 취재를 종합하면 서준원은 최근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용인 드래곤즈에 입단해 공식 홈페이지 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 등록까지 마친 서준원이 독립리그를 통해 복귀를 시도한다는 내용이 같은 날 인터넷매체 ‘마이데일리’의 단독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KBO리그서 무기실격 징계를 받은 서준원이 독립야구단에 이미 입단한 것도 모자라, 리그 선수 등록으로 야구계 복귀까지 추진하고 있는 사실에 많은 야구팬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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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로 KBO리그서 무기실격 처분을 받은 서준원이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와 알려진 보도 내용에 따르면 용인 드래곤즈 구단 측은 “리그로부터 ‘선수로 등록할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도 직후 쏟아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석원 용인 드래곤즈 대표는 연합뉴스 등과 인터뷰서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서준원이 야구를 통해 개과천선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그를 두둔하는 행보를 보였다. 동시에 김석원 대표는 “리그 운영회의에 가서 서준원의 경기 출전 승낙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서준원의 선수 복귀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를 주관하는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전국 17개 시도 산하 단체 가운데 하나다. 당연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경기인 등록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도 보도 이후 “금고 이상 형이 집행 중인 사람은 선수로 등록하는 것 자체가 상위 단체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규정에 따라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경기도리그 독립리그는 엄연히 대한체육회 산하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선수 등록을 거친 이들만 출전할 수 있는데, 서준원은 이미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데다 KBO의 무기실격 처분을 받았다. 대한야구협회 역시 ‘독립리그 선수 등록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발 빠르게 리그 등록 불가 처분을 내렸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정이다.

전 프로야구 출신의 서준원은 지난 2022년 8월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으로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만들고 음란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돼 2024년 9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서준원은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받았다. 서준원은 “지나치게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유지됐다.

성범죄를 저지르기 이전까지 서준원은 야구계의 촉망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개성중과 경남고를 졸업한 뒤 계약금 3억 5000만원에 2019년 롯데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전 고등학교 최고 투수에게 주는 제1회 고교 최동원상을 받기도 했다.

서준원은 입단 첫해에만 33경기에 출전해 4승 11패 평균자책 5.47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31경기 등판 107.2이닝을 소화하며 기대를 받았지만 7승 6패 평균자책 5.18에 그쳤다. 입단 이후 2시즌 간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지만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인정받았기에 롯데 역시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서준원은 2021시즌 26경기 1승 3패 3홀드 평균자책 7.33으로 더 추락한 성적을 냈다. 2022년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 4.80으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서준원은 2023시즌을 앞두고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 혐의 사건으로 롯데에서 방출됐다. 롯데는 2023년 3월 서준원이 범법 행위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징계위원회를 열고 곧바로 그를 방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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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로 KBO리그서 무기실격 처분을 받은 서준원이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또한 서준원은 지난해 5월에는 운전면허 정지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자가용을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인 택시를 들이받아 입건되기도 했다.

KBO는 지난 1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서준원에 대해 무기 실격 처분을 결정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도 서준원을 제명했고, 최동원기념사업회도 서준원에게 고교 시절 당시 안겼던 ‘고교 최동원상’을 박탈한 바 있다.

입에 담기도 싫은 추문으로 야구계에서 퇴출된 선수가 선수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 자체가 뻔뻔한 소식이다. 그런데 선수 등록 여부를 두고 상식밖의 태도를 보인 것은 물론, 독립야구단의 가치를 훼손하는 입단 결정을 내린 용인 드래곤즈 대표에게도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서준원의 복귀 소식을 들은 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또 어디서 뻔뻔하게 은근슬쩍 선수 복귀를 추진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파렴치한 소식”이라면서 “‘야구로 잘못을 갚겠다’는 발언은 야구계에서 가장 큰 금기어다. 팬들을 가장 화나게 하는 발언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선수 복귀를 추진한다는 구단도 정신이 나간 것 같다. 독립야구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멍청한 행동”이라고 단언하며 “성범죄 선수의 팀으로 이름이 먼저 알려지게 된 그 구단 선수들이 참 안타깝다. 야구계에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좋은 분위기에 재나 뿌리지 않았으면 한다”며 비판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용인 드래곤즈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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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로부터 무기실격 처분을 받은 서준원. 사진=김재현 기자


용인 드래곤즈는 앞서 전신인 파주 챌린저스가 충격적인 해체 과정을 겪은 이후 이를 이어 받은 후신인 팀이다. 고양 원더스, 연천 미라클에 이어 2017년 4월 창단한 한국의 3번째 독립 야구단으로 8년간 활동하며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땀의 야구’를 믿는 선수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던 바로 그 유지를 이은 팀이란 뜻이다.

야구 팬인 김석원 대표가 최기문 감독과 전 파주 챌린저스 선수들을 흡수해 사실상 재창단의 과정을 겪으며 구단 재건에 발 벗고 나섰다. 그리고 경기도리그 8번째 구단으로 리그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야구팬들에게 다시 응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재창단을 통해 꿈을 위해 다시 도전해도 모자랄 시기에 용인 드래곤즈는 대표의 사견에 따라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그것도 죄질이 매우 나쁜 성범죄 이력의 선수 복귀를 강행해 원치 않던 유명세를 타게 됐다.

독립야구단을 거쳐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을 지켜보며 야구팬들이 그들을 응원하는 이유는 눈물과 땀이 섞인 그들의 낭만의 도전, 그리고 그 피 땀 눈물에 서린 노력의 스토리를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그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조명을 받아야 하는 그라운드와 기회를 지극히 뛰어났던 자신의 재능을 추악한 범죄로 망친 한 인물의 복귀 무대로 만들어 준다면 어느 누가 그들을 존중할까.

프로야구는 지난해 프로스포츠 최초로 천만 관중을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가장 친숙한 스포츠가 됐다. 그리고 독립야구단의 리그 구성원들과 선수들은 모두 그 KBO리그를 목표로 땀 흘리고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훼손하는 정신 나간 대표의 선택이 앞으로 계속된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한국에서 독립야구단이라는 이름은 성범죄자와 같은 선상에서 놓여선 안된다. 서준원은 정말로 ‘다시 야구가 하고 싶다’면 글러브를 들고 공원에나 가길 바란다. 야구 선수이기에 프로 선수였기에 받았던 그나마 남은 빛마저 다 짜내고 뭉개놓고, 그 구성원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는 말로 대중을 기만하는 짓은 그만두고 말이다. 자신의 참혹한 잘못을 사죄하고 사회구성원으로 다시 역할을 하고 싶다면, 아직 젊은 그에게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을 터다. 제발 야구계에선 그만 떠나길 촉구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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