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쓴 발란 광고 일부.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발란은 대금을 못받은 판매자들의 항의를 받자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발란은 대금을 받지 못한 입점사에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8일까지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입점사들은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25일에는 판매자 20∼30명이 발란 사무실을 찾아 거세게 항의해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 측은 직원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전날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발란 측은 현 상황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현재 회사 주요 임원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출범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됐고, 2023년에도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392억원으로 56% 급감했다.
발란의 유동자산은 56억2000만원, 유동부채는 138억1000만원이다. 1년 새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가 2배에 이르는 셈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오프라인 매장 대비 뛰어난 가격경쟁력과 저마진 구조를 내세워 코로나19 전후로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고물가와 고금리, 판매 부진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