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대형 땅 꺼짐 사고와 매우 흡사한 사고가 2012년 인천에서도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에도 도로 아래에서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부실 공사가 대형 땅 꺼짐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원석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 10미터가 넘는 구멍이 생겼습니다.
지하에 있던 상수도관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2년 인천 왕길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모습인데,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와 여러모로 비슷합니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도로를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희생됐고, 사고가 난 도로 밑에선 똑같이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두 '땅 꺼짐' 사고 모두 도로가 갑자기 내려앉았고, 특히 사고 현장 아래 지하철 공사 터널 천장까지 붕괴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전문가들은 터널 천장이 붕괴하는 건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며, 부실 설계나 시공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공사 천장 붕괴가 대형 땅 꺼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허용된 토압 내지 수압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설계가 됐거나 시공이 됐기 때문에 터널 천장이 주저앉아 버린 겁니다. 일어나면 안 되는 거죠."
2012년 인천 땅 꺼짐 사고 당시엔 사고 발생 전 작업 현장에 흙이 떨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도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게 확인돼, 시공사 관계자 3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이번 사고에서는 부실시공뿐 아니라 서울시의 관리 감독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 취재 결과, 사고 현장 주변엔 지반이 안전한지 등을 확인하는 계측기가 약 30대 설치돼 있었지만, 서울시는 2021년 지하철 공사 시작 후 검측 결과를 감리단에서 한 번도 보고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서울시는 지하에 빈 공간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투과레이더 차량 7대를 보유하고도 이번 달 현장 점검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지하철 공사 터널 천장이 붕괴한 건 맞지만, 사고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지반 계측 결과에 문제가 있을 때만 감리단에서 보고를 받는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인 / 영상편집: 김관순 / 디자인: 정연규, 김은선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창인 / 영상편집: 김관순 원석진 기자(garden@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