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을 포함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제조 기술과 경험을 쏟아부은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연 1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는 ‘밀리언 유닛 클럽(million-unit club)’의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최대 연 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HMGMA를 준공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월 2000~3000대를 생산하는 HMGMA 생산량을 꾸준히 끌어올려 3년 후인 2028년에는 연 3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7만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연 36만대)를 합하면 미국 생산 100만대 체제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2024년 기준 미국에서 차량 연 1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자동차 기업은 미국 회사인 포드와 GM, 그리고 일본 회사인 도요타와 혼다까지 4곳뿐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20만대 규모의 추가 공장 건설 작업이 끝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총생산량은 120만대를 넘게 된다. 이는 혼다와 도요타의 미국 내 생산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HMGMA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확보한 첨단 제조 기술을 아낌없이 적용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이라는 점이다. HMGMA는 최신 자동화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을 적용해 자동 검사 설비에서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을 분석하는 한편 AI가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함으로써 고품질 차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첨단 로봇을 대거 투입해 고중량·고위험 공정이나 복잡한 점검이 필요한 검사를 담당한다. 무게가 무겁고 복잡한 동작이 필요해 자동화가 어려웠던 차량 도어 장착 공정을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고, 로봇을 활용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을 검사할 수 있게 됐다. 공장 바깥에서는 200여 대의 자율이동로봇(AMR)이 돌아다니며 부품을 적시에 공급하고, 완성된 차량을 품질검사장으로 이송하는 업무 또한 48대의 주차로봇이 담당한다.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이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공정을 담당하고,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뉴아틀라스’도 투입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HMGMA에서 생산될 차들의 품질에 대해 “최신 기술을 도입해 고객에게 좋은 품질의 차를 인도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직원 모두가 갖고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총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어 고객 수요 변화에 금세 대응할 수 있어 인도 시점 등에서도 고객에게 훌륭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HMGMA 안에는 완성차 생산공장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까지 있어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과 부품 모듈을 생산해 HMGMA로 공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용지 내에 통합물류센터와 출고 전 완성차 관리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조지아 스틸서비스센터(SSC)에서 경량화와 충돌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초고강도강 소재의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해 HMGMA에 공급한다. 현재 연간 자동차 20만대분의 강판 공급이 가능하고, 향후 40만대분까지 공급 능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현대트랜시스는 탑승자 신체와 가장 많이 닿으며 자동차 상품성을 결정짓는 주요 부품인 시트와 이를 지지하는 시트 프레임을 HMGMA에 조달한다. 연간 42만대의 자동차에 고품질 시트를 공급할 수 있다. 연산 30GWh 규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용지 내에 건설 중이다. 아이오닉5 약 36만대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이 밖에 HMGMA 준공을 계기로 국내 17개 협력사가 조지아주에 신규 혹은 추가 진출해 판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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