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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많아 산불현장 투입 어려워" 도마위에 오른 울산시장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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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성차별적 인식" vs "꼬투리 잡아 사회갈등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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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이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산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김두겸 울산시장이 산불 현장 브리핑에서 "여직원들이 많아 산불 진화 투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24일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에서 언론 브리핑 중 "산불이 일어나면 우리가 투입할 수 있는 공무원은 한계가 있는데, 특히 요즘은 여직원들이 굉장히 많아서 악산(惡山·험한 산)에 투입하기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군인들이 잔불 정리하기에는 굉장히 용이할 것 같다"며 "동원해 주신 군부대 장병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는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기는커녕 직장 내 젠더갈등을 부추기며 책임을 회피한 김두겸 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일주일간 이어지고 있는 산불진화 현장에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모든 공무원이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시장의 막말은 허탈함을 넘어 자괴감 마저 들게 한다는 것이 현장 공무원들의 일성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화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건조한 날씨와 잦아들지 않는 강풍 때문이지 울산시 공무원 중 여성이 많아서가 이유이지는 않지 않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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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여성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두겸 시장의 발언은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성차별적 인식이 반영된 성별 갈리치기 발언이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발언은 헌법적 가치에 위배될 뿐 아니라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여성 공직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시민과 여성 공직자 등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반면 김두겸 시장의 발언이 여성 차별 발언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울산시 공무원노동조합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두겸 시장의 인터뷰가 산불과 같은 재난상황에서 어떻게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는 발언이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김 시장의 인터뷰를 곡해하고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울산시는 공무원의 성별 등 특성을 고려해 각 인력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고, 재난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한 것"이라며 "지금은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지역사회의 모든 힘과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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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 관계자들이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도 공무원노조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지회는 "산불 현장의 어려움을 사회갈등 조장에 이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재난상황에서 시장이 현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던 도중 나온 말의 꼬투리를 잡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아니면 말고 식의 갈라치기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시장의 해당 발언은 지난 24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크게 확산되며 논란이 됐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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