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액상 전자담배를 '무니코틴'이라고 믿고 피운 소비자들이 속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조사한 결과, '무니코틴'을 표방한 제품들에서 실제 니코틴이 검출되는가 하면, 일부 제품에서는 안전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유사 니코틴 성분까지 발견되면서 소비자 보호 당국의 즉각적인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이 청소년 유해표시 없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어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가 편의성과 냄새가 적은 점으로 인해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니코틴이 함유된 액체를 기화시켜 흡입하는 이 제품은 배터리 충전이 필요 없고 궐련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해 온라인과 편의점에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일부 제품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며 소비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1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개 제품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 니코틴인 메틸니코틴이 13mg 검출됐다. 해당 제품은 니코틴 표시가 없었음에도 120mg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었는데, 이는 일반 궐련담배 240개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한 '무니코틴'을 표시한 12개 제품 중 7개와 니코틴 함유 여부를 표시하지 않은 2개 제품에서도 니코틴이 검출됐다. 무니코틴 표시 제품 중 일부는 82~158mg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었으며,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표시한 1개 제품은 실제 함량이 표시보다 적었다. 무니코틴 표시 제품은 흡연 습관 개선을 위한 의약외품인 '흡연습관개선보조제'와 혼동될 소지가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전자담배 액상 제품은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분류되어 19세 미만에게 판매가 금지되지만, 조사 대상 15개 제품 중 14개는 유해표시가 없거나 미흡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자에게 판매 중단 및 표시 개선을 권고했으며, 여성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점검을 요청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사용 시 주의를 당부하며, 금연을 위해 흡연습관개선보조제를 구입할 경우 반드시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저작권자 copyright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