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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독립분자 신고센터 개설… 대만 “선 넘었다” 반발

조선일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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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중국이 맹비난에 나서면서 양안 긴장 수위가 치솟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3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중국이 맹비난에 나서면서 양안 긴장 수위가 치솟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대만 독립분자 신고 페이지로 연결되는 홈페이지의 배너./중국 국무원 대만 사무 판공실

대만 독립분자 신고 페이지로 연결되는 홈페이지의 배너./중국 국무원 대만 사무 판공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26일 ‘대만 독립분자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대만 독립분자·조력자의 대만 동포를 겨냥한 악의적 행위 제보 전용 창구’라고 적힌 배너 광고가 보이는데, 이를 클릭하면 신고 안내 페이지로 연결된다.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당국이 최근 자신과 정치 의견이 다르거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평화 발전을 지지하는 정당, 단체, 개인을 핍박하고 있다”면서 “이에 동조하는 대만 조직, 공무원, 인플루언서 등이 대만 독립을 조장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반중(反中)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겨냥한 공격이자, 대만에서 격화된 ‘반중 운동’에 대한 대응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대만에서는 여당 민진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에 우호적인 야당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 격)들을 파면시키는 운동인 ‘대파면’이 진행되고 있고, 라이칭더는 지난 13일 국가안보회의에서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군 내 스파이 색출을 위한 군사재판 부활 등을 골자로 하는 ‘17가지 중국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25일에는 대만인과 결혼해 수년째 대만에서 거주하던 중국 여성 더우인(중국판 틱톡) 인플루언서 야야(亞亞·본명 류전야)를 추방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잇따라 올려 대만인들의 심리를 교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명보는 “중국의 대만 독립분자 신고 페이지에서는 신고 대상으로 공무원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를 처음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라이칭더 정권 출범 이래 ‘대만 독립분자’ 색출과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는 등 군사와 비군사 부문에서 대만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라이칭더 취임 한 달 만인 작년 6월에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검찰원·공안부·국가안전부·법무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법령(지침)을 통해 대만 독립분자에게 최고 사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대만 독립분자 신고 접수 이메일을 대만사무판공실이 공개했고 이번에는 홈페이지 광고 클릭만으로 신고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왕즈성 대만 중앙경찰대학 교수는 “지난 2월 중국이 대만 독립 세력 단속 범위를 ‘독립을 부추기는 도발 행위’로 확대했고, 이번 신고 센터 개설은 정책으로 이러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조치는 대만인들에게 효과가 없으며,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만 방해할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또 “중국 정부가 다양한 명분을 들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대만에 대해 ‘선을 넘는 관여(長臂管轄)’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거운 무역 협상을 진행하며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원치 않기에 대만에 대한 엄포 수위만 높이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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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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