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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 속 아쉬운 5㎜ 봄비… “그래도 지금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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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 산불 지역에 27일 5㎜ 비 내려
산림청장 “강수량 적어 큰 도움 안 될 듯”
전문가들 “습도 올라가…집중 진화해야”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건조한 대기와 강풍을 등에 업고 인근 지역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산불에 진화대원들의 체력은 급속도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27일 5㎜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집중 진화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방당국,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대형 산불 지역은 모두 10곳이며, 불에 탄 산불 영향 구역은 3만6009㏊에 달한다. 지역별 진화율은 산청·하동 77%, 의성 54%, 안동 52%, 청송 77%, 울산 울주 온양 76%다. 의성에서 난 산불이 확산한 영덕은 10%, 영양도 18%에 그쳤다. 꺼도 꺼도 확산하는 불에 진화 작업이 더디다.

세계일보

27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 야산에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이 산불을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다행히 이날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낮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경상권은 밤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산불 발생 구역인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부권에는 아침부터 저녁 사이 가끔 비가 내리겠고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다. 비는 오전 9시에서 정오 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다 오후에 주로 내릴 전망이다. 다만 강수량이 적고 강수대의 폭도 넓지 않아 건조한 대기 상태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정기 브리핑에서 “비의 양이 적어 진화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기후 환경이 달라지는 이 날이 이번 산불 진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은 KBS 인터뷰에서 “지금은 물 한 방울이라도 소중한 시기”라며 “일단 비의 양이 적더라도 습기가 대기 중에 유입만 되더라도 일단 화염의 길이가 짧아지고, 산불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면서 훨씬 불길을 잡기 쉽다”고 강조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전 한국산불학회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도움이 되는 단비”라고 반겼다.

그는 “헬리콥터와 지상 진화대원들이 물을 뿌리는 것은 불에 탈 수 있는 연료 물질인 낙엽과 수목들이 더 이상 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적은 양의 비라도 숲의 습도를 상승시키는 데 아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경남 산청·하동 산불 일주일째인 27일 오전 지리산과 인접한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위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문 부회장은 또 이날 외에 한동안 비 예보가 없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이 큰 고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다면 이때 물을 더 듬뿍 뿌리고 지상 진화대원들을 더 많이 투입해서 집중적으로 꺼버려야지 머뭇거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황정석 산불방지정책연구소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오늘 기회를 놓치면 거의 (진화가) 묘연하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제가 현장 지휘관이라면 오늘같이 5㎜ 이내의 비 예보가 있는 날은 어제 오후부터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비가 적게 오는 날도 장점은 습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습도가 높을 때는 불이 현장에 가보면 스스로 죽어 있다 싶을 정도로 약해진다“며 “이때 인력을 투입하고 자원을 투입하면 실제로 해가 떠 지표면을 달궜을 때 보통 5∼10배의 진화 효율이 있다“고 부연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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